BBC “선진국 출산율 하락하지만 한국처럼 극단적인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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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28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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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 - B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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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매년 자체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선진국에서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한국만큼 극단적인 곳은 없다고 영국 BBC가 28일 보도했다.

BBC는 특히 왜 여성들이 아이를 갖는 것을 원치 않는지를 심층 분석한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28일 오전 현재 BBC의 가장 많이 읽은 기사에 올라와 있다.

◇ 남성 육아 분담 부족 : 방송사에서 일하고 있는 예진씨는 “한국에서 집안일과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할 수 있는 남자를 찾기 힘들다”며 “결혼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자신의 경력에 집중하기로 했다.

◇ 근무시간 너무 길어 : 그는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하지만, 보통 오후 8시까지 퇴근하지 않고 초과 근무를 한다. 집에 돌아오면 집안을 청소하거나 운동할 시간밖에 없다.

◇ 자기 계발 압박감 : 그는 또 자기 계발을 위해 여가 시간에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자기 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실패자가 될 것이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며 “이 두려움 때문에 두 배로 일한다”고 말했다.

◇ 링거 투혼 : 그는 가끔 주말에 링거를 맞는데, 월요일에 다시 일하러 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다. 그는 이것이 아주 평범한 일상인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 아이 낳으면 직장 그만둬야 : 이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기업의 암묵적인 압력이 있다.

홍보 부서에서 일하는 28세 한 여성은 직장을 그만두거나 출산 휴가를 다녀온 후 승진에서 밀려난 동료들을 본 적이 있으며, 이는 그에게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한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국 여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교육 수준이 가장 높지만, 한국은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다.

여성들은 직업을 갖거나 가정을 꾸리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직업을 선택하고 있다.

올해 39세인 스텔라 신은 “아이들이 너무 귀엽지만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동적인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결혼한 지 6년이 된 그는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일과 병행하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이제 아이를 포기했다.

◇ 주거비-교육비 너무 높아 : 아이를 갖기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싶어도 주거비가 너무 비싸 그럴 수 없다.

주거비는 제쳐두고, 사교육비도 엄청나다. 4세부터 아이들은 수학, 영어, 음악, 태권도에 이르기까지 값비싼 과외 수업을 받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세계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나라가 됐다.

한국 생활에 지친 예진씨는 이민을 결심했다. 그는 어느 나라가 양성평등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지 조사한 뒤 뉴질랜드가 그러하다는 사실을 알고 뉴질랜드로 향했다.

그는 뉴질랜드 생활 3개월째다. 기자와 다시 만난 그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의 생활이 만족스럽다”며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 동성 결혼 불허도 출산율 하락에 한몫 : 이외에 동성 결혼을 불허한 것도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동성 결혼이 불법이기 때문에 미혼 여성이 정자 기증자를 통해 임신하는 것도 불법이어서 이 또한 출산율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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