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인천 비행기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응급 환자 살린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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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1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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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 이대목동병원 제공.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 이대목동병원 제공.
뉴욕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갑자기 흉통과 호흡곤란을 호소한 환자를 신속하게 응급처치한 한 의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발 빠르게 응급 처치에 나선 의사는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다.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천 교수는 지난달 19일 새벽 뉴욕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기 3시간 전, 기내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했다. 한 승객이 갑작스러운 흉통과 호흡곤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것이다. 당시 비행기 승무원들은 급하게 닥터 페이징(doctor paging·탑승객 중 의사가 있는지 찾는 방송)을 했다.

방송을 들은 천 교수는 바로 환자에게 가 문진을 하고, 혈압을 측정해 응급 진료를 시작했다. 기내에 있던 미국인 일반의와 함께 산소를 투여하고 진통제인 아스피린과 협심증 치료제 등을 추가로 투여했다.

증상은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환자는 지속해서 흉부 압박감과 호흡장애를 호소했다. 이에 천 교수는 인천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설명한 후 환자를 받을 준비를 부탁했다. 새벽 시간이라 구급차가 배치되기 어려웠지만, 보호자 차량에 직접 타서 환자를 돌봤다고 한다.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는 즉시 심전도 검사 등을 통해 심근경색과 폐색전증을 진단받았고, 약 일주일 동안 치료를 받은 후 무사히 퇴원했다고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질환을, 폐색전증은 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심근경색은 증상이 심각하면 1~2시간 내에도 사망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한 병이다.

환자와 보호자는 이대목동병원 게시판을 통해 “천은미 교수님이 가족과 여행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공항에서 가족들을 먼저 보낸 뒤 기꺼이 병원까지 동행해 주셨다”며 “(주말이 지난 후) 월요일 아침 일찍 병실을 방문해 환자 상태도 확인해 주셨다. 덕분에 치료를 잘 받고 퇴원했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환자분에게 의사로서 도움을 드릴 수 있어 필수 의료진으로서 보람을 느꼈다. 무엇보다 시간에 늦지 않게 치료할 수 있었던 점에 감사하다”며 “당시 응급처치를 적극 도와준 승무원들과 침착하게 환자를 같이 치료해 주신 미국 일반의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환자분께서 앞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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