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권대희 씨 유족, 간호조무사 상대 손배소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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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월 10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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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로 사망한 고(故) 권대희 씨의 어머니 이나금 의료정의실천연대 대표. 2023.1.12/뉴스1
의료사고로 사망한 고(故) 권대희 씨의 어머니 이나금 의료정의실천연대 대표. 2023.1.12/뉴스1
성형수술 도중 과다출혈이 발생해 사망한 고(故) 권대희 씨 사건과 관련해 유족 측이 간호조무사를 상대로 무면허 의료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강정연 판사는 권 씨 유족이 간호조무사 A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유족 측은 “사법부가 대리 수술을 방관한다”고 비판하며 항소할 의사를 전했다.

권 씨는 지난 2016년 9월 서울 강남 소재 성형외과에서 안면 윤곽 수술을 받다 과다출혈이 발생해 숨졌다. 당시 권 씨가 위급상황에 놓였음에도 의료진이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원장 등은 다른 환자를 수술한다는 이유로 권 씨의 출혈 원인과 부위 확인 등 추가 조치 없이 A 씨에게 지혈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장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과 벌금 1000만 원을 확정받았다.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은 A 씨는 벌금 300만 원의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유족 측은 “아들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간호조무사는 무면허 의료 행위를 했음에도 ‘피사용자’라는 이유로 선고유예만 받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A 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간호조무사 A 씨의 민사적 책임까지는 인정하지 않았다.

권 씨의 모친은 선고 직후 취재진에 “이번 판결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는 건 앞으로 대한민국 수술실은 의사가 돈만 주면서 아무나 들어가서 (수술을) 해도 책임이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의사들은 그들의 역량과 능력을 이유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처벌이 약하다”며 “시켜서 (수술)행위를 한 간호조무사가 의사보다 처벌을 높게 받은 병원은 극히 드물다”고 했다.

이어 “지금도 기득권의 대리수술이 발생하는데도 내부고발이 아니면 드러나지 않는다”며 “피해자 측이 영상을 가지고 있는 사건은 이 사건이 유일하다”며 항소를 시사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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