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 없는 중국 기자에 뿔난 최강희 감독 “기자면 기자답게 질문하라”

  • 뉴스1
  • 입력 2023년 9월 2일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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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산둥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강희 산둥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중국 프로축구 산둥 타이산을 이끄는 최강희(64) 감독이 중국 현지 미디어로부터 비상식적 대우를 받고 분노했다.

산둥은 지난 31일 중국 베이징 워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과의 중국축구협회(CFA)컵 8강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 6PK5로 승리, 4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는 그라운드 밖 요소들로 큰 이슈가 됐다. 베이징 홈팬들은 야유로 도를 넘은 텃세를 부렸고 히카르도 수아레스 베이징 감독은 선제골 이후 최 감독이 있는 산둥 벤치 앞으로 달려와 포효하며 도발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30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상대 벤치로 와서 세리머니하는 감독은 처음 봤다. 제 정신이 아니었는지는 몰라도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서로를 향한 존중이 없으면 스포츠맨십은 의미가 없다”고 정중하게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중국 기자들은 이를 트집 잡았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베이징 지역 매체는 “상대 감독을 공개 석상에서 비난하는 건 존중이 있는 행동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최 감독은 “(수아레스 감독의 세리머니를) 직접 보고도 그런 질문이 나오느냐. 남을 존중해야 존중받을 수 있다. 저 행동에 문제가 없다고 진정 생각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후 최 감독과 중국 기자들의 긴 설전이 이어졌다. 다른 중국 기자는 “적어도 축구 규정 위반은 아니다”며 최 감독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최 감독은 “축구 규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심지어 선수과 관중에게 도발을 해도 경고를 받고 주의를 받게 돼 있다. 기자가 맞느냐. 축구 기자면 축구 기자답게 질문을 해 달라”고 화를 냈다.

그럼에도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중국 기자들은 “존중을 이야기하기엔, 오늘 레드카드를 받은 팀이 산둥이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 “산둥 선수는 왜 베이징 팬을 물병으로 위협했느냐”는 등 악의적 의도가 담긴 질문을 쏟아냈다.

최 감독이 “축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고 회유해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기자회견은 관계자들이 중국 기자들을 제지한 뒤에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종료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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