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민들은 대피하라”…‘계엄령 선포’ 푸틴 영상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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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7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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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범들이 만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거짓‘계엄령’ 영상. @ianbremmer 트위터 캡처
해킹범들이 만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거짓‘계엄령’ 영상. @ianbremmer 트위터 캡처

해킹범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거짓으로 계엄령을 선포하는 영상과 라디오 방송을 제작해 이를 송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크렘린궁은 이같은 내용의 영상들을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경 지역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긴급 연설이 TV와 라디오로 송출됐다.

푸틴 대통령은 라디오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새벽 4시 나토의 지원을 받아 벨고로드·브랸스크·쿠르스크 지역을 침공했다”며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내렸으며, 해당 지역 주민들은 러시아 중심부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방송이 송출된 지역 중 하나인 벨고로드는 친우크라이나 성향의 ‘러시아 의용군’(RVC)이 점령했다고 밝힌 곳이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얼굴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는 영상을 송출되자 크렘린궁은 해당 방송이 ‘해킹 공격의 결과’라며 진화에 나섰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거짓‘계엄령’ 선언. @nexta_tv 트위터 캡처
라디오에서 나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거짓‘계엄령’ 선언. @nexta_tv 트위터 캡처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이런 내용의 대국민 연설을 한 적이 전혀 없다”며 “여러 매체에서 나온 해킹 방송은 모두 삭제됐다”고 밝혔다.

현재 크렘린궁은 해킹범의 신상이나, 어떻게 푸틴 대통령처럼 보이도록 ‘딥페이크’ 기술을 영상에 적용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해킹범들의 이번 방송이 1941년 6월 22일 나치 독일의 구소련 침공작전 당일 상황을 의도적으로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당시 소련 외무장관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적은 패배할 것이고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라고 말했고 이번 가짜 연설에서도 같은 말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당시 소련 서기장이었던 이오시프 스탈린은 같은 해 연설에서 시민들을 “형제자매들”로 칭한 부분을 이번 방송에서 그대로 활용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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