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잠수함서 순항미사일 첫 발사… 南전역-주일 미군기지 위협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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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의 방패’ 훈련 전날 도발… 北 “2기, 1500km 모의 표적 명중”
훈련 상황 따라 추가 도발 가능성… 軍, 발사 하루 뒤 관련 내용 공개
“北순항미사일 탐지능력 한계” 지적

北 잠수함서 발사된 순항미사일 북한이 12일 새벽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北 잠수함서 발사된 순항미사일 북한이 12일 새벽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한미 프리덤실드(FS) 연합연습 개시 전날인 12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의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잠수함발사용 순항미사일(SLCM)을 쏜 것은 처음이다. 잠수함을 이용한 미사일 도발은 지난해 5월 초 ‘미니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10개월 만이다. 군은 발사 하루가 지난 13일 북한의 발표 직전에야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했다.

13일 시작된 FS 연습과 연계된 미 핵추진 항공모함의 전개 방침에 반발하는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북한은 훈련 기간과 훈련 종료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 각도 발사, 7차 핵실험 등으로 위협 및 긴장 수위를 극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군은 보고 있다.

● “F-22 배치된 주일 미군 기지 겨냥”
南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13일 오전 경기 평택시 주한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한미 양국 군은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해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프리덤실드(FS·자유의 방패)’를 
13일부터 23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11일 동안 시행하기로 했다. 평택=뉴스1
南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13일 오전 경기 평택시 주한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한미 양국 군은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해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프리덤실드(FS·자유의 방패)’를 13일부터 23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11일 동안 시행하기로 했다. 평택=뉴스1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3일 공개한 사진에는 순항미사일이 화염을 내뿜으며 물 밖으로 경사지게 솟구친 뒤 날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매체는 “‘8·24영웅함’이 12일 새벽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전략순항미싸(사)일을 수중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8·24영웅함’은 북한이 2016년 8월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북극성-1형(SLBM) 수중발사에 성공했다면서 고래급(신포급)잠수함(2000t)에 붙인 명칭이다. 북한은 그간 8·24영웅함에서 SLBM을 시험 발사해 오다 이번에 SLCM의 첫 발사를 진행한 것. 고래급잠수함은 수직발사관이 1개뿐이고, 수평어뢰발사관은 2문 이상으로 추정된다. 과거 SLBM 발사는 모두 수직발사관을 이용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발사 각도와 비행 모습 등을 볼 때 수평어뢰발사관을 미사일 발사용으로 개조해 순항미사일을 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사전 탐지가 힘들고, 생존성이 높은 잠수함에서 초저고도 및 경로 변경으로 탐지추적이 힘든 순항미사일을 쏴 핵 기습 타격력 극대화를 과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순항미사일 2기가 각각 ‘2시간 6분 3초’와 ‘2시간 6분 15초’간 ‘8자형’ 비행궤도를 비행한 뒤 1500km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표적에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발사 원점(신포 앞바다)을 기준으로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미군기지에 거의 정확히 떨어지는 거리다.

가데나 기지엔 유사시 20분 내 평양 타격이 가능한 미 공군의 F-22 스텔스전투기가 배치돼 있다. 남한 전역은 물론이고 미 전략자산과 증원 전력이 배치된 모든 주일미군 기지가 핵타격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핵소형화를 달성했는지에 대해서 군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고 분석 중”이라고 했다.

● 軍 “비행시간·거리, 발사 방식 과장 가능성”

북한의 SLCM 발사를 하루 지나 공개한 것에 대해 군은 “사전에 (발사) 징후를 탐지하고 (발사 관련) 특이 동향을 예의 주시했다”며 “우리 정찰감시자산의 능력을 드러내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북한이 발표한 (비행) 제원과 한미가 파악한 내용에 차이가 있어 기만과 과장 가능성을 분석 중”이라고 했다. 비행 거리와 비행 시간, 발사 방식 등이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때도 한미 정찰자산에 포착되지 않았다면서 기만 가능성을 제기한 군이 또 같은 입장을 취한 것을 두고 순항미사일의 탐지 능력에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군은 13일 대북 킬체인(선제타격)의 핵심인 F-35A 스텔스전투기 20대를 2028년까지 미국에서 추가 구매(약 3조7000억 원)하는 등 한국형 3축체계 강화를 위한 무기 도입 사업을 의결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잠수함#순항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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