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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더 역동적으로 vs 환상동화처럼… 연말 ‘호두까기인형’ 이색 대결

입력 2022-12-05 03:00업데이트 2022-12-05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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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17∼25일 예술의전당
마임 최소화… 화려한 동작에 초점
유니버설, 22∼31일 세종문화회관
이해 쉬운 마임에 마술장면 더해
연말만 되면 빠지지 않고 대극장에 오르는 대표 무용극이 있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고전 발레 3대 걸작으로 꼽히는 ‘호두까기인형’이다. 러시아 클래식 음악의 거장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의 음악으로도 유명한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1892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됐다. 올해로 130주년을 맞은 ‘호두까기인형’은 연말마다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의 ‘호두까기인형’ 1막 초반, 크리스마스 전날 밤 소녀 클라라의 집에서 성대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유니버설발레단(UBC)의 ‘호두까기인형’ 1막 초반, 크리스마스 전날 밤 소녀 클라라의 집에서 성대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연말 대표작답게 예매 열기도 뜨겁다.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UBC)의 ‘호두까기인형’은 4일 기준 인터파크 티켓 무용 분야 예매 순위 1, 2위(월간 기준)를 각각 차지했다. 국립발레단은 17∼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UBC는 22∼31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한다.

두 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모두 독일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1776∼1822)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이 원작이다. 성탄절 전날 밤 소녀는 대부이자 마술사 드로셀마이어에게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는다. 인형을 품에 안은 소녀는 잠들고 무대는 소녀의 꿈으로 바뀐다. 대부의 마술로 소녀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호두까기인형은 호두왕자로 변신해 펼쳐지는 동화다.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의 2막 후반,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마리와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이 결혼식을 올린다. 국립발레단 제공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의 2막 후반,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마리와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이 결혼식을 올린다. 국립발레단 제공
두 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제목과 음악, 원작 줄거리는 같지만 무용극의 가장 큰 틀을 잡는 안무가가 다르다. 국립발레단은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버전으로 러시아의 전설적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95)의 작품이다. UBC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이 1934년 초연한 버전으로 차이콥스키 음악의 선율을 가장 잘 살려낸 안무가로 평가받는 러시아의 바실리 바이노넨(1901∼1964)이 만들었다.

각각 다른 안무가가 설계한 만큼 작품의 구성과 안무에 차이가 난다. 국립발레단의 안무는 마임을 최소화한 안무와 역동적이고 화려한 동작이 특징이다. 1막은 아역이, 2막은 성인 발레리나가 주인공을 맡는 UBC는 이해하기 쉬운 마임과 마술 장면이 적절히 섞여 있어 환상동화 같은 느낌을 준다. 발레 입문작으로도 좋다. 특히 2막에서 펼쳐지는 세계 5개국 인형들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상관없이 펼치는 춤)에서 각 버전의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국립발레단은 마임을 최소화하고 남녀 무용수 2인이 파드되를 추는 형식인 데 비해 UBC는 과자를 의인화한 각국의 민속춤을 4인 이상의 무용수가 함께 춘다.

극을 끌어가는 인물도 다르다. 주인공인 소녀 이름이 국립발레단에선 마리, UBC는 클라라다. 소녀가 선물 받는 호두까기인형도 UBC에선 진짜 목각 호두까기인형을 사용하는 반면 국립발레단은 부설 발레아카데미 출신의 7∼9세 무용수가 호두까기인형을 연기한다. 목각인형을 흉내 내는 어린 무용수의 춤을 보는 것도 하나의 볼거리다. 국립발레단 버전에서는 마리에게 호두까기인형을 선물하는 대부 드로셀마이어를 화자로 설정해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극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어른뿐 아니라 아이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 설정이다.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동화 같은 여행을 하다가 꿈에서 깨어나는 마지막 장면. 국립발레단 버전에선 피날레로 꼽히는 남녀 주인공의 파드되 이후 소녀 마리 역의 어린 무용수가 무대에 등장하며 끝이 난다. UBC는 남녀 주인공의 파드되와 눈꽃 요정들의 춤이 끝난 후 잠에서 깨어나는 클라라의 침실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국립발레단 5000∼10만 원, UBC 2만∼12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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