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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22위 모로코도 반란… ‘원조 붉은 악마’를 지옥으로

입력 2022-11-29 03:00업데이트 2022-11-2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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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Qatar2022]F조 우승후보 벨기에 2-0 완파
1승 1무로 골득실 차 2위 올라서… 귀화 14명 주축으로 세대 교체
평균 29세 노쇠한 랭킹 2위 잡아
더브라위너 “4년 전이 우승기회”
모로코의 자카리야 아부할랄(왼쪽)이 27일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벨기에와의 2차전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승리를 굳히는 쐐기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벨기에의 미드필더 악셀 위첼은 낙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도하=AP 뉴시스모로코의 자카리야 아부할랄(왼쪽)이 27일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벨기에와의 2차전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승리를 굳히는 쐐기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벨기에의 미드필더 악셀 위첼은 낙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도하=AP 뉴시스
이번에는 모로코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는 27일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압둘하미드 사비리(26)와 자카리야 아부할랄(22)의 연속골을 앞세워 벨기에를 2-0으로 격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모로코가 우승후보로 꼽히던 랭킹 2위 벨기에를 완파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일본이 ‘전차군단’ 독일을 제압한 것과 같은 대반란으로 평가받는다.

모로코는 1994년 미국 대회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한 빚을 28년 만에 갚고 조 2위로 올라서며 16강 진출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모로코는 1승 1무를 기록해 조 1위 크로아티아에 골득실에서는 뒤진 2위가 됐고, 다음 달 2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F조에서 최약체로 꼽히는 캐나다(41위)를 상대한다. 로이터 등 각종 외신은 “모로코의 기적 같은 승리”라면서 “모로코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16강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로코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따낸 것은 24년 만이다. 모로코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에서 스코틀랜드를 3-0으로 이긴 이후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는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모로코가 노쇠화한 ‘황금 세대’ 벨기에의 약점을 잘 파고들어 승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귀화 선수 14명으로 구성된 모로코 선수단의 평균 연령은 26.3세다. 이번 대회 출전국 32개국 중 8번째로 낮다. 반면, 벨기에는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29.1세. 이에 모로코는 수비에 치중하며 벨기에 선수들의 체력이 빠질 때까지 기다린 뒤 빠른 발을 활용한 역습으로 승부를 봤다. 모로코는 후반 28분 사비리가 선제골을, 후반 추가 시간에 아부할랄이 쐐기 골을 터뜨려 힘 빠진 벨기에를 무너뜨렸다.

벨기에는 이날 점유율 56%를 차지하고도 슈팅 수(10개)는 모로코(11개)보다 적었다. 코너킥(9개)과 프리킥(17개)도 각각 1개와 13개에 그친 모로코를 압도했지만, 결국 골을 잡아내지는 못했다. 캐나다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가까스로 승리(1-0)한 조별리그 1차전 때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대회 최다인 16골(팀 기준)을 쏟아부어 3위까지 차지했던 2018년 러시아 대회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이후 주축 선수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케빈 더브라위너(31·맨체스터 시티), 에덴 아자르(31·레알 마드리드), 로멜루 루카쿠(29·인터밀란) 등 최근 8년간 팀의 주축으로 활동해온 주요 멤버 대다수가 이제는 30대다. 모로코전 선발 멤버만 해도 베스트 11 중 30대 이상 7명, 29세가 2명이었다.





황금세대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이번 대회 성적에 대한 벨기에 내부의 자조적인 평가도 나왔다. 더브라위너는 캐나다와의 경기 직후 현지 인터뷰에서 “우승을 하기에 우리는 너무 나이 들었다”라며 “2018년이 기회였는데 몇몇 젊은 선수들이 들어오긴 했지만 2018년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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