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균열” 새벽3시 신고에… 즉각 대응한 佛당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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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명… 이른 대피로 피해 줄여
당국 대응 못한 이태원 참사와 대비

프랑스 북부 릴에서 발생한 4층 건물 붕괴 사고 직후 한 주민의 신고와 당국의 발 빠른 대응으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는 사태를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압사 위험성을 알린 시민들의 잇따른 신고에도 당국이 즉각 대응하지 못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오전 릴에서 4층 건물 두 채가 붕괴됐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남성은 이날 오전 3시경 사고가 난 건물 인근을 지나다 균열들을 발견하고 즉시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당국 또한 위험성이 있다며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당국은 새벽 시간이었음에도 건물 주변의 주민들이 즉각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주변 건물들까지 바로 통제하고 붕괴에 대비했다. 결국 건물은 이날 오전 9시경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럼에도 선제적인 조치 덕에 13일 오전 사망자는 1명으로 집계됐다. 주민들이 대피하지 않았다면 사상자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르틴 오브리 시장은 프랑스방송 BFM TV에서 “한 남성의 행동이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치하했다.

이번 건물 붕괴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알려졌다. 당국 또한 정확한 붕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가스 누출이 의심될 수 있는 폭발음은 없었으며 붕괴 또한 큰 소음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릴 지역 주택담당 책임자 올리비에 클랭은 “이 건물에 대한 특별한 경보는 없었다”며 “비위생적인 주변 환경 등으로 피해를 본 건물도 아니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도 과거 비슷한 건물 붕괴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2018년 남부 마르세유에서 건물이 붕괴돼 8명이 숨졌다. 당시에도 사전에 붕괴 조짐이 감지됐지만 지방 정부와 중앙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사망자 발생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당국은 강도 높은 진상 조사를 벌이고 건물 안전 진단도 강화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건물 붕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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