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내주 개막 앞두고 노동자 인권탄압 논란 지속

  • 뉴스1
  • 입력 2022년 11월 7일 13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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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개막을 앞둔 카타르 월드컵 관련 노동자 인권 탄압 문제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를 통해 집중 조명한 카타르 월드컵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엔 이 같은 부실 처우 등의 실태가 고스란히 담겼다.

보도에 다르면 네팔인 노동자 지반(27)은 카타르 월드컵 기반 시설 일자리를 구한 뒤 1400달러 상당을 고금리로 대출받아 고용 대행사에 커미션을 지불했다.

지반이 월드킵 기반 시설 관련 일자리를 통해 약속받은 수입은 2년간 월 275달러였지만, 계약 기간이 4분의 1 정도 경과하자 고용주로부터 돌아가라는 통보를 받게 됐다.

지반은 “귀국은 내 선택이 아니었다”며 “그들은 나를 이용한 뒤 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자 내쫓았다”고 말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준비 과정에서 경기장과 인프라 건설에 투입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저임금, 급여 미지급, 작업장 안전 미비 등의 노동자 인권 탄압 논란이 제기돼 왔다.

지난 12년간의 공사 기간 수천 명이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지만 카타르 정부는 이를 부인하는 가운데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만도 50명의 작업자가 사망했으며, 506명의 중상자와 3만7000명의 경상자가 발생한 기록이 있다.

카타르 올림픽조직위원회가 밝힌 착공 이래 사망자 수는 3명에 그치며, 업무와 무관한 사망자는 37명 발생했다고만 조직위는 전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카타르 정부는 월드컵 시작을 앞두고 약 150만 명으로 예상되는 관객 수용을 위해 노동자들을 강제 퇴거 시키고 있다.

지반처럼 대다수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은 카타르로 오기 위해 일정 채무를 감수했는데, 계약 기간을 다 채우기 전에 쫓겨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지반은 “네팔의 대부업체들은 이자 연 36%를 쳐서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한 푼도 없다. 어떻게 갚겠느냐”고 호소했다.

이 같은 논란과 관련, 카타르의 노동자복지책임자인 마흐무드 쿠투브는 “진출 기업들이 ‘채용비’를 낸 근로자들에게 약 2300만 달러를 변상했다”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은 “월드컵 최종전 이후 카타르 이주노동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이니셔티브를 놓고 ILO,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카타르 내 모든 관계 당국과 긍정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월드컵 개최국의 신뢰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질타했다.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는 “진짜 우려되는 건 카타르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사라진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렵다는 것”이라며 “피파가 지난 12년의 학대를 바로잡는 데 전념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들이 진정으로 개혁에 전념하고 있는지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

카타르는 지난 2010년 투표를 통해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됐다. 오는 20일 개막하면 내달 18일까지 계속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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