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비드’ 입찰때 최고가 써내면 낙찰… 교육청 사용계획서 심사 통과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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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매입 어떻게 하나
시도교육청이 폐교 입찰 공고
입지-면적따라 낙찰가 천차만별
유흥시설 등으로는 활용 못해

올해 8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공공자산 처분 시스템 ‘온비드’에 경기 화성시 제부도의 서신초 제부분교가 임대 매물로 올라왔다. 이 학교는 2020년에 폐교한 곳이다. 공시지가 기준 평가액은 약 44억 원. 이번에 임대하는 곳은 학교 전체가 아닌 일부 실습용 건물과 대지였다. 공매 최저 입찰가는 2652만 원이었는데 최종 낙찰가는 3888만 원까지 올랐다. 경기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주변이 관광지여서 폐교 직후부터 문의가 많았던 곳”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여행 수요가 늘면서 폐교 매입이나 임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주로 캠핑장이나 체험시설 등 수익사업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공매 커뮤니티에선 폐교 매입 방법을 묻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전원생활을 꿈꾸는 은퇴자들도 있다.

폐교는 관할 시도교육청이 온비드에 입찰 공고를 올려 매각이나 임대 절차를 밟는다. 폐교 이용을 희망하는 개인은 온비드에서 전자입찰서를 내고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 입찰은 일반경쟁 입찰로 진행된다. 최고 구매가격을 표시한 입찰자에게 매물이 낙찰된다.

폐교 가격은 입지와 면적, 건물 규모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입찰가는 복수의 기관에서 감정 평가를 받아 정해진다. 최근 온비드에 입찰 공고가 올라온 강원 영월군의 문곡초 덕상분교는 공시지가가 7116만 원이었지만 최저 입찰가는 약 3억1193만 원으로 책정됐다. 2015년 부산 해운대구 송정초가 신설 이전하면서 폐교로 남은 건물과 대지는 이후 107억 원가량에 매각돼 화제가 됐다.

폐교는 매입이나 임대 절차가 일반 부동산보다 더 까다롭다. 입찰 신청을 할 때 해당 교육청에 사용계획서를 제출해 통과돼야 한다. 교육청이 폐교 재산의 활용 촉진을 위한 특별법상 사용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해야 입찰 자격을 얻는다. 유흥 시설 등 주민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환경에 유해한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폐교활용법에 명시된 사용 목적은 △교육 △사회복지 △문화 △공공체육 △귀농·귀촌 지원 △소득 증대 등이다. 개인 입찰자는 대개 캠핑장이나 휴양단지 개발 등 소득 증대 시설 설치를 목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주의할 점도 있다. 폐교를 매입했을 땐 부지 안에 영구시설물을 만들 수 있지만, 대부했을 때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임대 기간 종료 후 자진 철거하거나 기부 채납에 동의할 경우엔 교육감 승인을 받아 이런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다. 폐교 매입 후 허용 범위 내에서 사업 용도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지역 주민들은 폐교 소유권이 민간에 넘어가는 것을 대체로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채홍준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장은 “비록 문을 닫은 학교라도 지역 주민에겐 추억과 역사가 깃든 의미 있는 공간”이라며 “개인이 소득 증대 시설로 낙찰을 받았더라도 지역의 전통과 환경을 해치지 않도록 지역 주민들과 협력하며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온비드#낙찰#사용계획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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