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학-기업 협력해 ‘직주락’ 갖춰야 울산에 미래 있다[기고/오연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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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천 울산대 총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50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0년 114만 명에 이르던 울산 인구는 2035년 100만 명으로 떨어진 뒤, 2050년 84만 명으로 25.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인구 감소는 울산만의 문제는 아니고 부산, 대구 등 지역거점 도시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다. 다만 대표적 산업도시 울산의 인구감소는 우리나라 경제발전 방향과 기술·인력 구조의 급속한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로 간주된다.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울산을 성장시킨 전통 제조업이 글로벌 혁신 파고에 직면하면서 상당수 젊은 인재들이 울산을 떠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탄소중립 등 현재 진행 중인 산업구조 대전환이 울산의 성장잠재력을 제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유출에 대한 정책적 대응은 지역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나라 청년세대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울산에서 학업을 완수한 인재들의 취업 기회가 줄지만 기업 역시 필요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수급 불일치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개별 기업과 대학의 전통적 접근방식으로는 이런 양상 타개에 한계가 있다. 우수 인재들이 울산에서 경쟁력 있는 교육을 받고 가치 있는 일꾼으로 성장하려면 정부, 대학,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합심해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달 26일 SK와 울산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한 ‘2022 울산포럼’은 이러한 지역사회 현안을 해결·탐색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ESG, 울산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 이번 포럼에 정부, 기업, 학계 등 74개 기관에서 850여 명이 참석했다. 그린 성장 등 울산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당면과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울산에서 미래 터전을 잡도록 하려면 정부, 대학, 기업이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직주락’ 공간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의 경우 일자리, 주거, 여가, 교육 등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아 청년들이 집중된다는 분석에 의거할 때,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울산의 전통 제조기업들이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 탄소포집·저장(CCUS),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울산 제조업이 추진 중인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낼 때 미래 경쟁력이 더욱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역사회 경제주체들이 중심이 돼 울산 지역 현안을 심도 있게 다루는 공론의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컸다. 포럼 참여자들은 높은 열기를 보여주었으며, 시의성 있는 주제로 청년세대에게 큰 공감을 자아냈다. 울산포럼이 단발성 포럼에 그쳐서는 안 되고 지속적 공론의 장으로 격상되어야 하는 이유다.

인구감소 대비와 지속가능 성장은 울산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중요한 과업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공론의 장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한다. 이런 노력이 활성화되고 분명한 정책대안이 의제화, 실천된다면 ‘2050년 생산연령인구 42만 명’ 전망은 수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
#정부#대학#기업#직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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