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수소차 충전소 1500개로”… 수소트럭 시장 뜨거워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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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의회 교통관광위 확대 법안 통과땐 150개서 2030년 1500개로
세계 첫 상용화 현대차 ‘엑시언트’ 주행거리 등 압도적 경쟁력 갖춰
볼보-다임러-도요타-中업체 등 신기술 개발 등 거센 추격 나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최근 유럽연합(EU)이 수소차 충전소를 대폭 늘리는 법안을 의결하면서 수소 상용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수소트럭을 양산한 현대차가 앞선 가운데 유럽과 일본, 중국 업체들이 맹추격에 나서 수소트럭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EU 의회 교통관광위원회는 기존에 있던 수소 충전소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기존에는 2030년까지 유럽 주요 간선 도로에 150km마다 수소 충전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것이었다. 수정안의 경우 기간은 2027년으로 앞당기고 설치 간격은 100km로 좁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 법이 통과되면 현재 약 150개인 EU 내 수소 충전소가 2030년까지 150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이 공격적으로 수소 인프라를 확충하는 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중립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수소차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수소 인프라 확대에 EU 전체가 발 벗고 나서면서 수소차 생태계를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 연간 약 1000만 t의 수소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2배로 상향했고 예산도 대폭 늘렸다”며 “미국과 중국 정부도 수소차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기에 수소차가 미래 교통의 한 부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물론 현 시점에서 수소트럭은 전기트럭보다 2배 이상 비싸고 수소 연료 수급 및 수소 충전소 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충전 시간이 15분 내외로 짧으면서도 주행거리가 더 길고, 차량 무게 또한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차량 생산 비용을 줄여간다면 중장거리 물류에서는 전기트럭보다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수소상용차 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건 현대차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 및 상용화에 성공해 스위스와 독일, 미국 시장에 안착했다. 현대차의 엑시언트 수소트럭의 주행거리는 약 400km로, 전기 대형 트럭(주행거리 약 300km)보다 조금 더 길다. 누적 주행거리 400만 km를 달성하는 등 기술 및 생산, 주행 경험은 타 업체들을 압도한다는 평가다. 최근 현대차는 독일에서 열린 하노버상용차박람회(IAA)에서 이탈리아 이베코와 합작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밴을 선보였다.

볼보트럭이 시범 운영 중인 신형 수소전기트럭.
볼보트럭이 시범 운영 중인 신형 수소전기트럭.
다임러트럭의 대형 액화수소트럭 ‘GenH2’.
다임러트럭의 대형 액화수소트럭 ‘GenH2’.
수소트럭을 개발하고 있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800km 이상으로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임러트럭과 볼보트럭은 지난해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합작회사 ‘셀센트릭’을 만들었다. 다임러는 주행거리 1000km를 달리는 대형 액화 수소트럭 ‘GenH2’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볼보트럭도 6월 수소연료전지 트럭 시험 주행에 들어갔다. 도요타도 히노 XL 수소트럭 개발 및 양산에 나서고 있다. 수소차 사기 논란으로 오명을 뒤집어썼던 미국의 스타트업 니콜라도 최근 수소트럭 ‘니콜라 트레 FCEV’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창청자동차와 시노트럭 등 중국 상용차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수소트럭 실증에 나서고 있다. 내수만으로 엄청난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중국 업체들의 성장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상용차 업체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트럭의 35%가 하루 평균 500km 이상을 달리는데, 이는 친환경 차량 중에서는 수소트럭밖에 감당할 수 없다”며 “대부분의 상용차 회사가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을 동시에 개발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u#수소트럭#수소차 충전소#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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