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만명 아래로 떨어져도 “재유행 시기 몰라 안심 못 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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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 만에 코로나19 위험도 ‘낮음’
의료계는 겨울철 7차 유행 우려
유럽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등장
낮은 추가 접종률과 독감이 이유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오미크론 BA.5 변이가 주도해 7월 초부터 시작된 6차 유행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7차 유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며 겨울철 방역정책에 지금부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일평균 확진자 수는 10월 첫째 주 기준 2만2462명이다. 주간 확진자 수는 15만7233명으로 전주 대비 22.1% 감소했다. 10일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98일 만에 1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격주로 발행하는 코로나19 수리모델링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0월 2∼3주 신규 확진자가 1만 명 초반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9월 말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12주 만에 ‘낮음’으로 조정한 뒤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의료계는 지적한다. 오히려 지금부터 겨울철 7차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여겨지는 새로운 변이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늘고 있는 변이 BF.7과 BA.2.75.2는 기존 변이보다 회피 능력이 높으면서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윈룽 카오 중국 베이징대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BA.2.75.2 변이의 특성을 분석한 논문에서 “새롭게 발견된 변이는 인간의 세포와 아주 단단하게 결합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일 기준 국내 BF.7 검출 사례는 15건, BA.2.75.2 감염 사례는 35건이 확인됐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를 겨냥해 만들어진 모더나 개량백신 접종이 11일 시작됐지만 접종률은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권은희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원이 7일 대한백신학회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량백신을 포함해 코로나19 백신을 추가 접종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5.7%에 그쳤다. 실제 7일 0시 기준 개량백신 사전 예약자는 29만5040명으로 우선 접종 대상자의 0.7% 수준이다. 코로나19 4차 접종 당시 예약자 81만 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독감이 예년보다 극성을 부리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독감 감염이 의심되는 의사환자는 1000명당 7.1명으로 전주 대비 약 45% 증가했다. 의사환자란 감염병이 확인되기 전 단계에 있는 환자를 뜻한다.

특히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한 1∼6세 영유아 독감의심환자는 1000명당 12.1명으로 집계되며 전주 대비 약 53% 급증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환자 증가에 대비해 의료자원의 여유분을 남겨놓고 백신 접종률을 높일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우주 대한백신학회 회장은 “개량백신이 도입됐지만 정작 접종 희망자는 많지 않은 가운데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사람들의 면역력은 떨어지고 있다”며 “언제 환자가 폭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9월 말에서 10월 초쯤으로 예상됐던 가을 재유행이 실제론 7월 초에 시작됐던 것처럼 겨울 재유행 또한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코로나19#겨울철 7차 유행#재유행#유럽 변이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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