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한미군, 대량살상무기 제거 부대 훈련 사진 공개…北도발에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6일 1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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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2사단 제23화학대대 지난주 北 WMD 수색·제거 훈련
北 SRBM·포·전투기 무차별 도발한 날 SNS에 사진 공개

주한미군 제23화학대대 소속 장병들이 지난주 모처에서 실시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훈련을 위해 방독면과 개인화기로 무장하고 가상의 적 터널 입구로 진입하고 있다.  출처 주한 미2사단 트위터
주한미군 제23화학대대 소속 장병들이 지난주 모처에서 실시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훈련을 위해 방독면과 개인화기로 무장하고 가상의 적 터널 입구로 진입하고 있다. 출처 주한 미2사단 트위터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핵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찾아내고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주한미군의 제23화학대대가 최근 가상의 적 WMD 시설을 접수 및 탐색하고, 오염을 제독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술핵 위협을 앞세워 9.19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하는 북한의 무차별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사시 대북 WMD 작전 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북한의 WMD 위협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주한 미2사단은 1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예하 제23화학대대(CBRNE)가 지난주 모처에서 실시한 WMD 제거 작전 훈련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특수 방독면과 방호복을 착용하고, 개인화기로 중무장한 주한미군 23화학대대 소속 장병들이 가상의 적 터널 시설로 들어가 WMD 의심 시설을 수색 및 접수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일부 사진에는 미군 장병들이 생화학 연구 시설로 추정되는 사무실에서 화생방 계측기를 이용해 오염원을 파악하는 장면도 포함돼 있다. 미군 측은 구체적인 훈련 장소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핵과 생화학무기 제조시설을 탐색 , 제거하는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한미군 제23화학대대 소속 장병들이 지난주 모처에서 실시된 북한의 대량파괴 무기(WMD) 제거훈련에서 화생방 계측기로 오염원을 파악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주한 미2사단 트위터
주한미군 제23화학대대 소속 장병들이 지난주 모처에서 실시된 북한의 대량파괴 무기(WMD) 제거훈련에서 화생방 계측기로 오염원을 파악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주한 미2사단 트위터

군 관계자는 “유사시 북한의 핵과 생화학 무기 의심 시설을 탐색하고 관련 요인들을 찾아내는 과정에 숙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부대가 북한의 WMD 제거 훈련을 공개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북한이 한국 전역은 물론이고 미 전략자산의 발진 기지인 주일미군 기지, 괌 등을 겨냥해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단거리(SRBM), 중거리 미사일(IRBM) 연쇄 도발을 하던 시점에서 주한미군이 WMD 제거 훈련을 진행하고, 북한의 대남 파상적 도발이 이뤄지던 날에 이를 공개한 것은 대북 경고로도 해석될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핵무기 이외에도 다량의 생화학무기를 전방지역에 비축해 개전 초기 미사일과 장사정포에 실어서 한국을 무차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제23화학여단 소속 장병들이 지난주 모처에서 실시된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제거훈련에서 가상의 적 WMD 시설을 수색하고 있다.  출처 주한 미2사단 트위터
주한미군 제23화학여단 소속 장병들이 지난주 모처에서 실시된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제거훈련에서 가상의 적 WMD 시설을 수색하고 있다. 출처 주한 미2사단 트위터

우리 군이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1980년대 화학무기를 개발해 현재 약 2500~5000톤을 저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탄저균과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 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군 소식통은 “유사시 북한의 WMD 시설을 최단시간에 파괴하거나 해당 무기들을 신속히 찾아내 제거함으로써 사전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작전은 한미 연합군의 핵심 과제”라며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도록 압박하고, 대응태세를 갖추는 연합훈련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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