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억장 무너뜨린 美 대통령의 실언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2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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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을 거스르는 대통령의 ‘아차’ 발언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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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 주 해거스타운의 볼보 그룹 파워트레인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이 열렬한 환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 연설에서 말실수를 하자 관중들로부터 웃음이 터져나왔다. 백악관 홈페이지
메릴랜드 주 해거스타운의 볼보 그룹 파워트레인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이 열렬한 환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 연설에서 말실수를 하자 관중들로부터 웃음이 터져나왔다. 백악관 홈페이지
“I don’t think there‘s any such thing as an ability to easily lose a tactical nuclear weapon and not end up with Armageddon.”
(전술핵무기 통제권을 잃고 아마겟돈으로 끝나지 않는 능력 같은 것은 없다고 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실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민주당 상원캠페인위원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면 ‘아마겟돈’(지구 종말 대전쟁)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nuclear”(핵) 소리만 들어도 놀라는 국민들에게“Armageddon”(아마겟돈)이라는 지옥의 미래상을 경고했으니 분위기가 술렁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음날 백악관 언론 브리핑은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기자들은 ‘아마겟돈’이 등장하는 요한계시록 성경 구절까지 소환해서 대변인에게 대통령의 발언 의도를 캐물었습니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다음날 바이든 대통령은 “two words”(2개의 단어)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메릴랜드 주 볼보 미국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let me start with two words: Made in America”라고 했습니다. “2개의 단어로 연설을 시작하겠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Made in America’니까 “three words”(3개의 단어)라고 해야 맞습니다. 너무나 기본적인 실수를 한 대통령에게 관중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같은 ‘발언 사고’이지만 종류는 다릅니다. ‘two words’ 사건은 순간적 판단착오로 생긴 단순한 ‘말실수’이고, ‘Armageddon‘ 사건은 민감한 정치외교 상황을 고려할 때 ’적절치 못한‘ 발언입니다. 전자와 같은 단순한 말실수를 ’gaffe‘(개프)라고 합니다. 후자처럼 사회적 분위기나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는 발언을 ‘unfortunate remarks’(불운한 언급)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대통령들의 ‘gaffe’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반면 ‘unfortunate remarks’는 드물지만 파장은 더 큽니다. 후폭풍을 몰고 왔던 대통령의 ‘불운한 발언’ 사례를 알아봤습니다.

백악관에서 딸 에이미를 평범하게 키우기 위해 워싱턴 공립학교에 보낸 지미 카터 대통령 가족이 일요일 예배에 참석하는 모습. 더 카터 센터 홈페이지
백악관에서 딸 에이미를 평범하게 키우기 위해 워싱턴 공립학교에 보낸 지미 카터 대통령 가족이 일요일 예배에 참석하는 모습. 더 카터 센터 홈페이지




“I had a discussion with my daughter Amy the other day to ask her what the most important issue was. She said she thought the control of nuclear weaponry.”
(지난번 딸 에이미와 대화를 나누면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무엇인지 물었다. 에이미는 핵무기 통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재선이 걸린 1980년 대선 TV 토론에서 지미 카터 대통령은 딸 에이미 얘기를 꺼냈습니다. 에이미에게 “현재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핵무기 통제”라고 답했다는 것입니다.

당장 “Amy, policy advisor to the president”(대통령 정책고문 에이미)라는 조롱이 나돌았습니다. 대통령이 국정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상대가 당시 13세의 딸이라는 것에 국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13세의 딸이 핵무기 통제라는 어려운 주제를 꺼냈다는 것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조지아 주 땅콩농장 주인 출신인 지미 카터 대통령은 워싱턴에 물들지 않은 ‘도덕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대통령이 됐습니다. 하지만 소박하고 가족적인 이미지가 지나치게 강조되다보니 국정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딸 에이미를 등장시킨 카터 대통령의 토론 전략은 “프로답지 못하다”는 비판만을 남긴 채 참담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1998년 1월 모니카 르윈스키 섹스스캔들이 불거진 후 부인 힐러리 여사(왼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빌 클린턴 대통령. 위키피디아
1998년 1월 모니카 르윈스키 섹스스캔들이 불거진 후 부인 힐러리 여사(왼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빌 클린턴 대통령. 위키피디아




“I did not have sexual relations with that woman, Ms. Lewinsky.”
(나는 그 르윈스키라는 여성과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8년 1월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이 알려지고 열흘 뒤였습니다. 이 발언은 르윈스키 스캔들이 낳은 가장 유명한 발언으로 꼽힙니다. 현직 대통령의 입에서 “sexual relations”(성관계)라는 단어가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인들이 분노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that woman”라는 단어 때문입니다.

‘그’라는 뜻의 ‘that’은 상대를 업신여기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주로 싸울 때 “that”이라는 형용사를 붙입니다. “that woman”(그 여자), “that man”(그 남자) 등에서 ‘그’가 가리키는 사람이 문제를 일으키는 장본인이라는 뜻입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두 번째 손가락으로 ‘그 여자’를 가리키는 제스처까지 취하며 성관계를 부인했습니다. 국민들의 눈에는 르윈스키와 거리감을 두려는 클린턴 대통령의 발뺌으로 비춰졌습니다.

“that woman”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으면서 클린턴 대통령의 발언에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이후 발언에서도 성관계를 부인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특별검사팀 조사보고서나 언론 인터뷰 등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보면 ”that woman”이 쏙 삐졌습니다.

2008년 대선 유세 때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소도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2008년 대선 유세 때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소도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They get bitter, they cling to guns or religion or antipathy as a way to explain their frustrations.”
(그들은 억울해 하고, 총 종교 반감에 매달리는 방식으로 좌절감을 표출한다)

연설력이 좋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불운한 발언’ 때문에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2008년 대선 도전에 나선 오바마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제조업 사양화로 고전하는 ‘러스트 벨트’ 지역 소도시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좌절감을 총, 종교, 이민족에 대한 반감으로 표출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바마의 ‘소도시 발언’(small-town remarks)이라고 합니다.

소도시 주민들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엘리트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특히 상류층 대상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out of touch”(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소도시들에서는 오바마 발언에 빗대 “I’m not bitter”(나는 억울하지 않다)라는 구호가 유행했습니다.

비판이 가열되자 오바마 후보는 사과했습니다. 평소 자신이 하는 말에 신중을 기하는 그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유감 표명이었습니다. “If I worded things in a way that made people offended, I deeply regret that.”(만약 내 말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다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명언의 품격
1980년 뉴햄프셔 토론회에서 진행자가 마이크를 꺼버리겠다고 하자 “내가 마이크 값을 냈다”고 반박하는 로널드 레이건 대선 후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1980년 뉴햄프셔 토론회에서 진행자가 마이크를 꺼버리겠다고 하자 “내가 마이크 값을 냈다”고 반박하는 로널드 레이건 대선 후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1980년 미국 대선의 풍항계로 불리는 뉴햄프셔 예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경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역 언론사가 주최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밥 돌 등 5명의 후보가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토론회는 이상한 모양새로 진행됐습니다. 토론회 개최 비용을 부담한 곳은 레이건 후보. ‘내슈아 텔레그래프’라는 뉴햄프셔 지역 신문이 주최한 토론회였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자가 아닌 선두 후보들에게 비용을 지불하도록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선두권을 형성한 레이건 후보와 부시 후보가 비용을 분담해야 했지만 부시 후보가 거절하면서 레이건 진영이 전액을 부담하게 됐습니다.

토론 진행자를 사이에 두고 레이건-부시 후보가 좌우로 자리를 잡았고, 나머지 3명은 구석에 찬밥 신세로 몰려 앉았습니다. 이들 3명은 토론에 참가할 수 없고 종료 발언만 할 수 있도록 허용됐습니다. 레이건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모든 후보들에게 동등한 발언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토론회가 방해를 받자 진행자는 레이건 후보에게 마이크를 꺼버리겠다고 위협했습니다.

“I am paying for this microphone!”
(내가 이 마이크 값을 냈거든!)

그러자 레이건 후보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애초에 토론회를 성사시킨 것은 자신이라는 뜻입니다. 무례한 발언이었지만 방청석에서는 오히려 레이건 후보에게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방청객들은 갖가지 토론 규칙을 정해놓고 후보들의 발언을 제한하는 얄미운 진행자에 맞서 할 말을 다하는 레이건 후보에게서 리더십을 봤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불한 돈만큼 합당한 권리를 누리겠다는 레이건 후보의 논리는 대중의 공감을 샀습니다.

미국에서는 대선 때마다 1,2개씩 명언이 탄생합니다. 1984년 대선에서는 레이건 대통령의 “I am not going to exploit, for political purposes, my opponent‘s youth and inexperience”(나는 상대 후보의 젊음과 경험 부족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가 판세를 결정지은 명언이었습니다. 4년 앞서 1980년 대선에서는 이 발언입니다.

지역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서 레이건 후보는 단독 선두로 부상하게 됐습니다. 그는 나중에 회고록에서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발언”이라고 했습니다. “I may have won the debate, the primary, and the nomination right there.”(토론회와 예비선거를 이기고, 궁극적으로 대선 후보로 결정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지점이었을 것이다)
실전 보케 360
ABC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이 북한 미사일 발사,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ABC ‘디스 위크’ 캡처
ABC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이 북한 미사일 발사,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ABC ‘디스 위크’ 캡처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취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은 ABC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올해 들어 역대 최다 수준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2017년 북한 핵실험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It all comes down to ‘Will he ever use it?’”
(모든 것은 ‘그가 과연 핵을 사용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멀린 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시켜온 점을 상기시키며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과연 그가 핵을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자신도 모르지만 “5년 전보다 북한과의 핵 대결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come down to’는 ‘come’(향하다)과 ‘down to’(아래쪽으로)가 합쳐진 것입니다. ‘모아진다’ ‘귀결된다’는 뜻입니다. 미국인들은 토론하는 것을 즐깁니다. 열심히 말한 뒤에 “it comes down to”라고 하면 결론 지점에 이르렀다는 신호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이나 연설이 끝날 때쯤 주의환기용 멘트로 좋습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18년 7월 14일 게재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내용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때마다 자주 푸틴 대통령을 거론하며 “비이성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사이가 좋았습니다. ‘스트롱맨’ 지도자로 공통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트럼프-푸틴 대통령의 좋은 관계 때문에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201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201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2018년 7월 24일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80724/91185930/1

미국에서 오후 10시 반∼11시쯤 TV를 틀면 심야 토크쇼 시간입니다. ‘호스트’로 불리는 진행자는 초대 손님을 부르기 전 10분 정도 방청객을 앞에 두고 혼자 ‘썰’을 푸는 ‘모놀로그’(독백)를 합니다. 호스트의 인기는 모놀로그에서 얼마나 뛰어난 입담을 과시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요즘 모놀로그의 화제는 얼마 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앞에서 극도의 저자세를 보여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Putin is Trump’s KGBFF.”
(푸틴은 트럼프의 KGB 출신 절친이다)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 사회를 맡았던 코미디언 지미 키멀의 모놀로그입니다. ABC방송의 ‘지미 키멀 라이브’를 진행하는 그는 푸틴 대통령을 트럼프의 ‘KGBFF’라고 소개합니다. ‘Best Friends Forever’의 줄임말인 ‘BFF’는 ‘영원한 절친’을 뜻합니다. ‘KGBFF’는 ‘KGB’(옛 소련 비밀경찰)와 ‘BFF’를 합친 것으로 ‘KGB 출신의 푸틴이 트럼프의 영원한 절친’이라는 뜻입니다. 이 신조어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미국에서는 ‘KGBFF’라고 적힌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He’ll steal the shirt off your back. Hell, he stole the shirt off his own back.”
(푸틴은 당신에게 사기를 칠 위인이다. 사실 그는 자신한테도 사기를 친 사람이다)

케이블 채널 ‘코미디 센트럴’의 토크쇼 ‘데일리쇼 위드 트레버 노아’를 진행하는 노아는 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같은 사람한테 꽂혀서 저자세로 일관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모놀로그를 펼칩니다. 푸틴이 어떤 작자냐 하면 ‘당신의 셔츠를 벗겨 훔쳐갈’(steal the shirt off you) 사람이라고 합니다. 당신에게 사기를 칠 사람이라는 겁니다. 한술 더 떠 “세상에나, 그러고 보니 그(푸틴)는 자기 자신한테까지 사기를 친 위인이네”라고 합니다. 푸틴이 러시아 스캔들 때 “러시아는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은 결국 자신을 속인 거짓말이라는 의미입니다. 

“It’s only a matter of weeks before he ‘Single White Females’ Putin.”
(트럼프가 푸틴을 스토킹하기 일보 직전이다)

NBC방송의 ‘레이트 나이트 위드 세스 마이어스’의 진행자 마이어스는 ‘Single White Female’이라는 영화 제목을 인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위험한 독신녀’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영화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스토킹 하는 줄거리입니다. 마이어스는 ‘Single White Female’을 ‘스토킹하다’라는 의미의 동사로 썼습니다. ‘트럼프는 푸틴을 (너무 좋아해서) 스토킹하기 일보 직전이다’라는 조롱입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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