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복제약 2종, 유럽 이어 내년 美시장 공략”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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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학회에 전시장 열고 경쟁력 입증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 佛의료진 “원조보다 상온보관 길어”
크론병 등 치료제 복제한 램시마SC… 유럽 출시 2년만에 9% 점유율

10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메세 빈’에 마련된 셀트리온헬스케어 전시장에서 의료진들이 영국 리버풀대 병원 연구팀의 복제약 
램시마SC의 환자 대상 연구 결과 발표를 듣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유럽장질환학회(UEG) 학술대회에 
주요 후원사로 참여해 전시장을 운영했다. 빈=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10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메세 빈’에 마련된 셀트리온헬스케어 전시장에서 의료진들이 영국 리버풀대 병원 연구팀의 복제약 램시마SC의 환자 대상 연구 결과 발표를 듣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유럽장질환학회(UEG) 학술대회에 주요 후원사로 참여해 전시장을 운영했다. 빈=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원조 의약품 휴미라와 가장 유사한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제제 복제약)입니다. 상온 보관 기간은 오히려 원조보다 더 깁니다.”

9일(현지 시간) 전문가 5만여 명이 속한 유럽장질환학회(UEG)의 학술대회가 열린 오스트리아 ‘메세 빈’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전시장. 니콜라스 마티외 프랑스 그르노블대 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를 직접 환자에게 처방하면서 확인한 내용을 이같이 발표했다. 유플라이마의 유통, 판매를 맡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전시장 위치는 공교롭게도 원조 의약품인 휴미라 개발사 미국 애브비의 바로 옆. 원조 개발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복제약의 효능을 당당하게 발표한 셈이다.

셀트리온이 오리지널 의약품에 버금가는 우수한 복제약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기존 의약품의 효능 안전성 편의성 등을 개선한 ‘바이오베터(biobetter)’를 통해 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휴미라(물질명 아달리무맙)는 주사 형태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이다. 주로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에 쓴다. 휴미라의 복제약으로 유플라이마를 개발한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마티외 교수는 “유플라이마는 고농도여서 환자에게 투여할 양이 적고 통증을 일으키는 구연산염도 제거했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휴미라 복제약은 유플라이마를 포함해 총 8종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윤사룡 셀트리온헬스케어 마케팅 담당은 “다른 복제약보다 늦게 출시했지만 확실한 경쟁력을 갖춰 유럽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0일 전시장에서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의 효능을 확인한 환자 대상 연구 결과도 공개했다. 필립 스미스 영국 리버풀대 병원 위장병 전문의 연구팀이 정맥주사(IV) 제형에서 램시마SC로 바꾼 181명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1년간 조사한 결과 77.3%는 “피하주사 제형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환자의 92.3%는 램시마SC로 바꾼 뒤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지속했으며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램시마는 미국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물질명 인플릭시맙)의 복제약이다. 원조 의약품 레미케이드는 정맥주사 제형으로 출시돼 2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서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셀트리온은 처음으로 환자가 직접 주사해도 되는 피하주사 제형의 의약품을 출시했다. 투약 시간이 10초 안팎에 불과해 2시간 이상 걸리던 정맥주사 제형에 비해 크게 단축됐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램시마SC는 올해 1분기(1∼3월) 유럽 주요 5개국 인플릭시맙 계열 의약품 시장에서 점유율 9.1%를 차지했다. 2020년 2월 유럽 시장 출시 후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셀트리온은 유럽을 넘어 최대 시장인 미국도 겨냥하고 있다. 우선 유플라이마를 내년 7월 1일부터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애브비와 특허 합의를 마친 상태다. 이르면 올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램시마SC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특히 FDA는 램시마SC를 단순한 복제약이 아니라 ‘신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플라이마가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면 램시마SC는 현재의 주력 의약품”이라며 “미국에서도 성과를 내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빈=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셀트리온#복제약#k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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