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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SNS 통해 가짜 임대인-임차인 모집해… 가짜 전세계약서로 15억 대출받아 ‘꿀꺽’

입력 2022-09-27 03:00업데이트 2022-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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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세사기 348명 검거
‘깡통전세’ 52채 보증금 가로채기도
“전국서 1410명 입건 전 조사
의심사례 1만3961건도 분석중”
가짜 전세계약서를 만들어 금융회사에서 전세자금 약 15억 원을 대출받은 후 빼돌린 일당을 포함해 전세 사기범 300여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7월 25일부터 두 달 동안 전세 사기를 집중 단속한 결과 348명(163건)을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이 중 34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입건된 사례 중에는 가짜 계약서로 받은 전세대출금을 빼돌린 이들이 185명으로 가장 많았다.

울산 동부경찰서에 붙잡힌 일당은 올 3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목돈 만들어 드린다”는 내용의 광고를 올린 후 부동산 소유자를 가짜 임대인으로 모집했다. 동시에 급전이 필요한 무주택 청년 등을 가짜 임차인으로 끌어들인 후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에서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을 썼다.

올 3월 16일 계약 건의 경우 정상 계약처럼 꾸몄지만 실제 주택에는 다른 세입자가 살고 있었다. 이들은 허위 계약서를 근거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인터넷은행에 청년전세자금대출을 신청했다. 은행은 신청 당일 가짜 임대인 명의 계좌로 약 1억 원을 송금했다. 경찰 조사결과 일당 28명은 이 같은 수법으로 총 15억여 원을 대출받아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임대인과 임차인도 수수료 명목 등으로 대출금을 일부 분배받았다.

부산에서도 지적장애인 등의 명의로 임대차계약서를 위조해 은행 19곳에서 약 50억 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일당 48명이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울산과 부산에서 모두 현장 실사 등 은행의 실질적인 대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심사 단계에서 (허위 계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세가가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깡통전세’를 악용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51명도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자기 자본 없이 ‘깡통전세’ 주택 52채를 매수한 뒤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거나, 선순위 근저당권을 말소해주겠다고 속이고 보증금을 받은 뒤 말소해주지 않는 등의 수법으로 55명으로부터 약 103억 원을 가로챈 60대 C 씨를 체포했다. C 씨는 전세계약을 해 놓고 월세 계약을 한 것처럼 위조해 담보대출을 받은 뒤 약 10억 원을 빼돌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밖에도 전국에서 전세 사기 관련 1410명(518건)을 입건 전 조사 또는 수사 중”이라며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의심 사례 1만3961건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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