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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금리충격에 벼랑 끝 취약계층, 2030세대 위한 대책 시급

입력 2022-07-29 12:37업데이트 2022-07-2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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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치솟으면서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들여 집을 매입했던 취약계층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영끌’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던 ‘2030세대’가 위기상황에 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이들 취약계층을 겨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법정최고금리를 시중금리와 연동해 금리인상기에도 취약계층의 대출만기연장(롤오버)이 원활하게 해주거나 주택대출을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소와 주택산업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등 민간연구소는 최근 이런 내용의 보고서들을 앞 다퉈 발표하고 있다.
● 금리 인상에 취약계층 벼랑 끝으로 내몰릴 우려
KDI는 26일 발표한 ‘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최고금리운용방안’을 통해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2금융권 조달금리 역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던 가구들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6월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기준금리는 0.50%에서 1.75%로 1.25%포인트(p) 인상됐지만 카드채와 기타금융채(AA+, 3년물)의 금리는 2.65%p(18%→4.45%)가 상승해 2배 넘게 올랐다.

이처럼 시장금리에 따라 금융기관의 조달금리는 바뀌는 반면, 대출금리에 대한 법적 최고 허용치인 법정최고금리는 20%로 고정돼 있다. 따라서 조달금리가 오르면 법정최고금리와의 격차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던 가계들은 대출시장에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을 찾게 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고금리(18~20%) 수준의 신용대출 이용가구의 84.8%가 ‘소득 2분위 이하’ 혹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인 취약계층이며, 이들의 절반가량(48.6%)이 다중채무자라는 점도 문제다. 대출만기연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연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다른 금융권으로도 연체에 따른 부작용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소득 절반 이상을 대출 갚는 데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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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주택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2030세대도 위험한 수준에 처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주택 대출 상환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서울지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3.7로 집계됐다. 전분기(2021년 10~12월)보다 4.5%p 높아졌다. 해당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이 지수가 200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상환부담을 보여준다. 만약 지수가 100이면 적정부담액, 즉 소득의 약 25%를 주택구입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뜻이며, 수치가 높을수록 주택구입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따라서 200이 넘었다는 것은 서울에 사는 사람이라면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택담보대출을 갚는 데 쓴다는 의미이다. 올해 들어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주택구입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렇게 늘어난 부담을 온몸으로 겪어야 할 2030세대는 적잖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18일 발행한 보고서 ‘영끌한 2030세대와 주택가격 하락기 정책적 대안’에 따르면 2030세대의 영끌이 가장 활발했던 2020년 12월의 경우 서울아파트매매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3.9%에 달했다. 올해 5월에도 2030세대는 전체 거래의 37.4%나 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가계자산·부채변화의 특징 및 시사점’에서도 이런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이하의 1인당 평균 금융대출이 50대 이상에 비해 평균 3배가량 많았다.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진행된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40대 이하의 금융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금리상승기에 이들이 ‘경제의 취약고리’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고정금리 갈아타기 등 다양한 지원방안 필요
이처럼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예상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에 대해 각 연구기관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KDI는 보고서(‘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최고금리운용방안’)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금융을 통해 조달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이다”며 “금리 인상기에도 취약계층의 대출만기연장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게 시장금리 연동형 법정최고금리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지방세연구원도 보고서(‘영끌한 2030세대와 주택가격 하락기 정책적 대안’)를 통해 “▲2030세대의 주택대출은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시켜 이자부담을 완화해주는 방안 ▲차입이 많은 주택에 대해선 일시적으로 재산세 등의 납부시기를 늦춰주는 방안 ▲주택시장 침체로 거래가 중단되는 상황에 대비해 2030세대 주택을 공공기관에서 적정가격으로 매입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일 발표한 보고서(‘청년층 주거지원을 위한 주택금융의 과제’)에서 “ 청년층이 고금리의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 등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소득 자산을 고려한 주거금융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청년층에게 금융정보를 전달하고, 관련 정책상품 등을 홍보해줄 ‘주거금융복지상담사’ 도입과 청년주택 공급 사업자를 위한 금융상품 발굴, 핀테크 기술을 접목한 주거금융 공급방식 개선 등과 같은 대책을 추진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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