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액체 잘 닦았냐?”…텀블러 설거지 요구하는 손님들 논란 [e글e글]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7월 19일 1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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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 보증금제 실시를 앞두고 텀블러 이용률이 증가하는 가운데, 텀블러 세척을 요구하는 손님도 많다는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들의 하소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안 씻고 주자니 식중독 문제로 이어질까 걱정된다는 고충이다.

16일 온라인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카페에 텀블러 가져올 때 왜 안 씻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글은 ‘아프니까사장이다’ 등 다른 커뮤니티로 확산되며 공감을 얻었다.

글쓴이는 “동네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 중인데 텀블러를 가져오면 100원 할인해 드린다. 그런데 대부분 전에 있던 내용물을 안버리고 안 씻고 가져와서 씻어 달라 하신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 “오늘도 어떤 여자분이 오셔서는 안에 헹구고 커피를 담아달라 해서 텀블러를 열어봤더니 얼마나 오래됐는지 정체불명 흰 거품이 가득한 음료가 있더라. 헹구고 담아 드렸더니 하시는 말이 ‘안에 요거트 있었는데 잘 닦은 거 맞냐?’고 재차 물어보시더라. 그럼 집에서 좀 닦고 오지. 제발 오기 전에 좀 닦고 오세요”라고 당부했다.

이 글이 올라오자 댓글에는 다른 카페 운영자와 아르바이트생들의 유사 경험담이 이어졌다. 카페 알바만 5년 넘게 했다는 한 누리꾼은 “텀블러 안 씻고 가져오는 사람 생각보다 많다. 상상 이상의 진상이 많다”고 했고 다른 경험자들도 “10명 중에 6명이다”, “카페 알바 할 때 식중독이고 나발이고 설거지하러 왔나 싶을 정도로 진저리가 난다”며 공감했다.

그러면서 “안 씻은 텀블러는 할인해줄 게 아니라 추가 요금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쏟았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커피 한잔에 5~6000원 하는데 그 정도는 서비스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얼마나 뽀득뽀득 씻어준다고 세척 비 받냐”, “그냥 퐁퐁 수세미 한번 닦고 헹궈내면 될 걸 장사하면서 그런 게 불만이면 장사 오래 못하지”라는 반박 의견을 냈다.

그러자 “헹궈 주는 건 별일 아니다. 근데 며칠씩 안 닦거나 우유 썩은 내 나는 걸 닦아주는 게 의무는 아니지 않냐? 미안해하기라도 하든가. 왜 그렇게 당당하냐? 가게 사장들만 매너 있어야 하는 게 아니다. 손님들도 매너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소상공인의 운영 비용 부담과 반환컵 관리에 따른 업무 과중 등의 고충을 감안해 오는 12월 1일로 유예했다. 이 제도는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으면 음료값 외에 일회용 컵 보증금 300원 내도록 하고 컵을 반납했을 때 돈을 돌려주는 제도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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