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 등 한미일 3개국 외교장관이 8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북핵 대응, 중국 및 러시아 견제 등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3개국 외교장관 회동은 올해 2월 미국 하와이 회담 이후 5개월 만이며 박 장관이 18∼21일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 또한 양국 정부가 조율 중이라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반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7일 박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을 겨냥해 “냉전적 사고가 (동아시아) 지역에서 되살아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한미 간 밀착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7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을 만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블링컨 장관에게 “당시 논의한 사안들을 후속으로 논의하고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블링컨 장관은 이번 G20 회의에서 동맹을 규합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기로 했다.
왕 부장은 7일 박 장관에게 “한중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 나라 모두가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지역 내에서 강대국 대결 및 집단정치가 횡행하는 것을 피하라고 압박했다. 이날 G20 회의에서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자 발끈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중도 퇴장했다. 앞서 7일 중-러 외교장관은 별도 회담을 갖고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반대한다는 뜻을 모았다.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은 9일 별도의 양자 회담을 연다. 미중 외교 수장 회동은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로마 G20 정상회의 이후 8개월 만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