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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이석연 “시행령으로 경찰국-인사검증단 설치는 위법”

입력 2022-07-06 03:00업데이트 2022-07-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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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석연 前 법제처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1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전 처장은 시행령을 고쳐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 “법률의 취지를 벗어나서 시행령으로 통제를 한다는 것은 명백히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시행령을 통해 행정안전부와 법무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행안부는 시행령을 고쳐 이른바 ‘경찰국’을 만들고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해 공직 후보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했다. 정부는 ‘정부조직법 등 법률에 근거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벗어난 시행령 개정은 위법’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헌법 전문가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만나 시행령 논란 등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尹, 법치 후퇴에 지지율 하락”

―행안부가 시행령을 통해 경찰을 통제하는 것이 법적으로 합당한가.

“행안부가 제시하는 근거는 두 가지다. 정부조직법에 ‘치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으로 경찰청을 둔다’는 조항, ‘장관이 소속청에 대하여는 중요 정책수립에 관하여 그 청의 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이를 근거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으로 이른바 ‘경찰국’을 신설하고 경찰청 관리 규칙을 제정한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검찰을 통제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여서 행안부는 ‘그러니까 우리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검찰, 경찰에 대한 통제 방식의 차이점이 뭔가.

“정부조직법에 ‘법무부 장관은 검찰, 행형 등 사무를 관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당연히 검찰국을 둘 수 있다. 반면 법상 행안부 장관이 관장하는 사무 중에 경찰 또는 치안에 관한 것이 일절 없다. 또 정부조직법에 ‘경찰청의 조직이나 직무 등에 관한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돼 있다. 그래서 행안부에 경찰을 통제하기 위한 조직을 둔다는 것은 법률을 고치지 않는 한 명백한 법체계 위반으로 헌법 위반이다. 행안부가 경찰을 통제하고 싶다면 야당을 설득하고 여론의 지지를 얻어서 치안을 행안부 장관의 업무 중 하나로 넣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 이는 경찰을 통제해야 할 당위성과는 별개의 문제다.”

―행안부가 경찰청장 지휘규칙을 만드는 것은 왜 문제가 되나.

“정부조직법 전체를 체계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가령 기획재정부 장관 소속인 조달청 국세청 등에 대해선 정부조직법에 별도의 조항이 없으므로 장관이 규칙을 만들어 지휘할 수 있다. 그런데 법에는 검찰청과 경찰청에 대해서만은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돼 있다. 다른 부처 소속의 청들과는 다르다. 따라서 행안부가 정부조직법을 근거로 규칙을 만들어 경찰청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

―행안부가 경찰을 맡으면 외압을 막아줄 수 있겠나.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다. 역사적으로 검찰보다도 더 권력의 첨병 역할을 한 것이 경찰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경찰의 독립성, 중립성을 보장할까 하는 것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법무부 검찰국, 행안부 경찰국을 마치 양 날개처럼 쓰겠다는 것이다.”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을 둔 것은 어떤가.

“새 정부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없앴으면 인사검증 기능이 인사혁신처로 돌아가는 것이 정상적이다. 인사혁신처가 검찰의 협조는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정부조직법 어디에 봐도 법무부에 공무원 인사 관련 권한은 없고 법무부에 갈 성질도 아니다. 권한이 없는데 빼앗아 온 것이다. 또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인사에 대해서도 법무부가 검증하겠다는 것은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대통령이 묵인한 것이다. 하지 말라고 했으면 안 했을 것이다.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이런 사안들은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장관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다.”

―장관 탄핵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지 않은가.

“이런 문제가 쌓이다 보면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나. 대통령과 장관을 포함해 고위공직자가 직무 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면 탄핵 사유가 되는 것인데, 법률의 취지를 벗어나서 시행령으로 통제를 한다는 것은 명백히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흔들린다. 정권 교체를 바라고 박수를 쳤던 많은 국민들도 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野, 반성 없이 편 가르기 입법”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바른 말(직언)을 하는 그룹이 반드시 곁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 대통령은 법에 의한 통치를 주장해왔는데 현실은 어떤가.


“윤 대통령은 그동안 헌법정신, 법치주의, 상식을 강조해왔고 나는 이를 지지했다. 그런데 지금으로서는 세 가지 다 실망을 하고 있다. 벌써부터 이런 원칙들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헌법정신이 뭔지는 대통령이 한 번도 제대로 얘기한 적이 없고, 법치주의도 시행령 논란 측면에서는 후퇴하고 있다. 상식이라는 건 국민의 건전한 판단이고 여론이다. 그걸 존중해야 하는데 밀어붙인다.”

―어떤 점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나.

“대표적인 것이 인사다. 국민 여론이 안 된다고 하면 대통령이 ‘이 정도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국민 눈높이는 더 엄격했다. 내정 철회하고 더 좋은 사람을 찾겠다’ 이렇게 하면 지지율이 5%는 오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고 국정 동력이 상실된다는 식이라면 국민을 상대로 전쟁하자는 것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도 아직 사실관계가 규명이 안 됐으니까 당 윤리위원회의 결정이 미뤄져야 한다. 토사구팽하는 것처럼 밀어내는 식으로 간다면 젊은층에 대해 악수를 두는 것을 넘어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질까 염려된다. 이 대표도 당 대표로서 좀 더 무게감 있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에서 검찰 출신이 지나치게 중용된다는 지적도 있다.

“법조인 출신이 개인적 능력은 뛰어나더라도 정책을 조정하는 능력은 약할 수밖에 없다. 정책 수행에 있어서 판단력도 떨어진다. 법조인들은 ‘내가 하는 것이 법치이고 적법 절차’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게 일사천리로 밀고 나가면 오히려 독선이 된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다른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이른바 ‘검수완박’법 위헌 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혀 달라.

“헌법상 영장 신청권은 검사의 전속적 권한이다. 영장 신청권이 없는 수사권은 공허한 것이다. 그래서 검사의 영장 신청권을 무력하게 하는 수사권 독립이나 조정은 헌법 위반이라고 본다. 나는 경찰이 수사권을 확대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그 전제는 개헌이다. 일각에서는 지금도 영장 신청권 자체는 검사에게 주기 때문에 위헌이 아니라고 하는데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개헌을 해서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 헌법에 영장 신청, 기타 수사에 관해서는 법률에서 정한다는 식으로 하면 된다.”

―이 외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법 중에 위헌 소지의 법이 있나.

“대표적으로 임대차 3법은 명백한 위헌이고 많은 사람들이 정말 고통받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법을 안 고치고 있다. 야당이 제대로 견제를 해야 여당인 집권당이 정신을 차린다. 그래서 민주당이 제대로 가기를 바라는데, 선거에 왜 졌는지에 대해 전혀 반성이 없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졌으면 ‘우리가 이런 점은 반성하고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하자’고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것이 전혀 없고 아직도 국민 편 가르기 식으로 법안을 만들고 있다.”

“바른말은 반대처럼 들려”


―현 정부의 정책을 헌법적 측면에서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나.

“법인세를 낮추고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런데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도 살아야 할 것 아닌가. 지금 지나치게 경제적 강자 쪽으로 많이 기운다는 인상을 주는데 헌법에 경제민주화 규정도 있으니까 균형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런 분야에서는 균형을 맞춰서 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법치와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조언할 말이 있다면….

“정언약반(正言若反)이라는 말이 있다. 바른말은 반대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뜻이다. 또 ‘자치통감’에는 군인즉신직(君仁則臣直)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직언을 하는 그룹이 반드시 곁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사기’를 보면 처음에는 터럭만큼의 잘못이 나중에는 천 리의 차이가 나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다는 구절이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9∼1994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등 시민사회와 법조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고, 2008∼2010년에는 법제처장을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서울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장택동 논설위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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