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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지역가입자 27만 명 늘린 건보, 재정 부실 더 줄여야

입력 2022-06-30 00:00업데이트 2022-06-3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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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9월부터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중 27만 명을 지역가입자로 전환하면서 지역가입자들의 보험료는 깎아주기로 했다. 월급 외의 수입이 많은 직장가입자 보험료는 높아진다. 직장가입자에 비해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의 부담이 무겁고, 직장가입자 한 명에게 부모 형제 여럿이 의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지역가입자의 65%는 월 보험료가 3만6000원 줄어든다. 다만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돼 있지만 연소득 2000만 원이 넘는 사람은 피부양 자격을 잃어 지역가입자가 된다. 미성년 자녀 정도만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독일과 대만은 직장가입자 1명당 피부양자 수가 각각 0.28명, 0.49명 수준인데 한국은 0.95명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개편 후에도 건보 가입자의 3분의 1이 여전히 피부양자라는 점에서 수입이 많은 피부양자를 지역가입자로 돌려 건보료 부담을 지우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이번에 지역가입자의 재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건보료를 낮췄다. 별도 소득 없이 집 한 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가 돼 높은 건보료를 부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전국 부동산 공시가격이 폭등하면서 고령 은퇴자의 건보료 부담이 사회문제까지 된 만큼 합리적 개편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줄면서 건보료 수입이 매년 2조 원 넘게 감소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검사비와 대형 병원 2, 3인실 입원비까지 건보 적용을 확대한 영향으로 건보 재정 부담이 급속히 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가 줄면서 보험료 수입은 앞으로 더 감소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로 건보 혜택을 받아야 하는 인구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건보료 체계 개편에 그치지 말고 불필요한 의료쇼핑, 과잉 의료를 부추기는 건보 지출의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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