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졸업해요, 코로나도 졸업해요[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8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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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토비 5형제 분장을 한 학생들.
텔레토비 5형제 분장을 한 학생들.


“졸업사진 찍는데 이정도 시선은 견뎌야죠”

7일 오전 출근길 지하철에서 특이한 복장의 앳돼 보이는 청소년이 눈길을 끈다. 책가방 대신 긴 장난감 칼을, 그 옆에는 한술 더 떠 몸채만한 활을 들고 있는 무리도 있다. 어디 가느냐는 질문에 “졸업앨범 찍는다”다며 한껏 들뜬 목소리가 돌아온다. 그때서야 궁금증이 풀렸지만 사정을 모르는 지하철 승객들은 여전히 신기한 눈길을 보냈다.

이들의 집결지인 서울 올림픽공원이 있는 몽촌토성역에 도착했다. 조선시대 무사, 개화기 신여성, 일본도를 든 닌자, 예비군, 경찰에 심지어 텔레토비들도 보인다.

경찰 복장을 하고 졸업앨범을 찍는 학생들.
경찰 복장을 하고 졸업앨범을 찍는 학생들.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서울 고덕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자유롭게 코스튬 복장을 하고 졸업사진을 찍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범유행전염병으로 확산되면서 되며 입학식도 치르지 못 했던 1학년들은 어느덧 졸업을 앞둔 3학년이 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서울 고덕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자유롭게 코스튬 복장을 하고 졸업사진을 찍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범유행전염병으로 확산되면서 되며 입학식도 치르지 못 했던 1학년들은 어느덧 졸업을 앞둔 3학년이 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코로나 훠이~’ 선생님의 장풍에 쓰러지는 제자들.
‘코로나 훠이~’ 선생님의 장풍에 쓰러지는 제자들.

‘여기는 하와이’ 하와이안 룩.
‘여기는 하와이’ 하와이안 룩.


충성! 꼭 가고 싶습니다
충성! 꼭 가고 싶습니다

조선시대


만화 블리치의 사패장 코스튬
만화 블리치의 사패장 코스튬

형님들

강철부대


서울 강동구 고덕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모였다. 학교 측은 이날 교내에서만 진행했던 졸업사진 촬영을 자연 체험활동을 겸해 외부에서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범유행전염병으로 확산된 이후 처음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중학생이 됐지만 코로나로 입학식조차 치르지 못 했던 1학년들은 어느덧 졸업을 앞둔 3학년이 됐다. 코로나 이전 졸업 했던 선배들은 개성 넘치는 코스프레 복장으로 재미있는 졸업앨범을 만들었다. 도서관에서 선배들의 졸업앨범을 보며 “우리도 이렇게 찍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기대만 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원

개화기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서울 고덕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자유롭게 코스튬 복장을 하고 졸업사진을 찍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범유행전염병으로 확산되면서 되며 입학식도 치르지 못 했던 1학년들은 어느덧 졸업을 앞둔 3학년이 됐다. 이날 입학 후 첫 단체 야외활동에 나선 학생들의 모습을 담임교사들이 제자들의 모습을 휴대 카메라에 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서울 고덕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자유롭게 코스튬 복장을 하고 졸업사진을 찍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범유행전염병으로 확산되면서 되며 입학식도 치르지 못 했던 1학년들은 어느덧 졸업을 앞둔 3학년이 됐다. 이날 입학 후 첫 단체 야외활동에 나선 학생들의 모습을 담임교사들이 제자들의 모습을 휴대 카메라에 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날 검정색 수트 차림에 각진 서류 가방을 들고 직장인의 모습을 코스프레 한 윤정호 군(15)은 “그동안 마스크를 쓴 채 교실에 앉아있기만 해서 우울했는데 이렇게 친구들과 나오니 공기가 다르다”고 말하며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올해로 34년차 교직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김부옥 교사(56)는 “코로나로 텅 빈 학교에 만개한 꽃들을 바라보자니 슬프기만 했다”며 “이제 진짜 꽃인 우리 아이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오늘 남긴 재미있는 졸업앨범을 보며 좋은 추억만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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