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반도 전쟁 불길” 다음 날… 韓美日 “안보협력” 공동성명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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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억지’ 한미-미일 군사훈련 강조
中-러 겨냥 대북제재 무산에 “유감”… 美의 한일에 대한 방위공약 재확인도
3국 북핵대표 내달 서울서 회동,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도 조율
中 “공갈-협박에 물러서지 않을 것”… 韓美日vs 北中러 ‘신냉전’ 본격화

열병식 앞두고 ‘소총 시범’ 보인 김정은 조선중앙TV가 27일 공개한 지난달 25일 북한 열병식 준비 과정이 담긴 영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장병들 앞에서 직접 소총을 들고 시범을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열병식 앞두고 ‘소총 시범’ 보인 김정은 조선중앙TV가 27일 공개한 지난달 25일 북한 열병식 준비 과정이 담긴 영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장병들 앞에서 직접 소총을 들고 시범을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한국 미국 일본 3개국 외교장관이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다음 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 억지를 위한 한미, 미일 간 군사훈련을 강조하면서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 진전” 의지를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은 27일(현지 시간) 공동성명에서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무산에 유감을 표시했다. 중국이 안보리에서 “미국이 전쟁의 불길을 한반도에 퍼뜨리려 하면 결단에 나설 것”이라며 군사 대응을 시사한 데 이어 한미일 대 북-중-러의 한반도 신(新)냉전 구도가 본격화된 것이다. 한미일 군사협력은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현안 가운데 하나다.

한미일은 다음 달 국방장관, 외교부 차관, 북핵수석대표 회동 등 밀착 행보를 이어간다. 다음 달 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이 회동할 가능성도 나온다.
○ 中 “전쟁 불길” 위협 다음 날 한미일 “안보협력”
한미일 3국 장관은 성명에서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에 대응해 한미, 미일 훈련을 실시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및 번영을 보장하기 위해 한미, 미일 동맹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특히 “3국 간 안보협력을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미국은 확장억제를 포함해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앞서 2월 5년 만에 공동성명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도 회담 없이 이례적으로 바로 공동성명을 발표해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의지를 더욱 강조했다.

3국 장관은 “13개 안보리 이사국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노골적이고 반복적인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응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다. “한미일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도 했다.

미국 국방부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때 한미일이 잇따라 군사 대응을 취한 것을 강조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한미, 미일 합동 훈련에 대해 “이는 건강하고 강력하며 생기 있는 동맹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아주 빨리 함께 훈련했고 이는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다”라며 “이는 좋은 동맹 관리와 다른 나라 군대에 대한 사전 지식과 익숙함, 지속적인 훈련과 작전 덕분에 이뤄진 것”이라며 “이는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다음 달 3일에는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가 서울에서 만난다. 다음 달 둘째 주 한미일 외교부 차관 협의를 검토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다음 달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여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 유엔, 내달 중-러에 대북 제재 반대 이유 설명 요구
유엔은 다음 달 8일 본회의를 열고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에서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문제를 논의한다. 유엔은 지난달 말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평일 기준 열흘 안에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총회를 소집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8일 총회는 이 결의안에 따라 열리는 첫 총회다.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 결의안을 반대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미 재무부는 안보리 제재가 실패하자 27일 제재 대상에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은행 2곳)도 포함시켰다.

중국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우리는 결코 공갈과 협박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교부도 28일(현지 시간) “대북 제재로 압박을 강화하는 정책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반박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미일#안보협력#공동성명#북한#대북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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