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9일만에 지하철시위 재개… 출근길 혼잡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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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운행 지연에 시민들 불편
장애인 시설 등 예산 확대 요구
“추경호 답변 미흡, 당분간 계속”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바닥을 기면서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바닥을 기면서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재개했다. 지난달 24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2일까지 장애인 관련 예산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며 시위를 중단한 지 9일 만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9시경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어 박경석 공동대표와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휠체어에서 내린 뒤 안국역 방향 열차에 기어서 탑승하면서 열차 출발이 7분가량 지연됐다.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시위 참가자들에게 다음 열차를 타라고 권유했지만, 전장연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몸싸움도 벌어졌다.

‘장애인 탈시설권리 보장하라’라고 적힌 깡통을 목에 걸고 열차에 탑승한 박 대표는 3호선 동대입구역에 도착할 때까지 바닥에 엎드린 채 “장애인 권리를 위해 힘을 보태 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박 대표는 3호선 동대입구역에 도착하자 탑승할 때처럼 기어서 내렸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이 다시 10분가량 지연됐다.

출근길 열차 운행이 지연되자 시민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직장인 노모 씨는 “종로3가역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열차가 오지 않아 전광판을 보니 열차가 경복궁역에 멈춰 있었다”며 “시민들 출근길에 시위를 계속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자신들의 요구에 대한 추 후보자의 답변이 미흡했기 때문에 시위를 재개했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탈(脫)시설 자립 지원 △평생교육시설 등에 대해 예산 편성 및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추 후보자는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사업이) 보조금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나머지 3가지 요구사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장연 측은 “우리가 요구한 내용 중 단 한 가지 특별교통수단 지원만 약속했다”며 당분간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장연#지하철 승하차 시위#출근길 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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