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생산 올해 처음 늘었지만… 소비-투자 동시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全산업 생산 3개월만에 증가
소매판매 0.5%↓-설비투자 2.9%↓
경기지표마저 6개월만에 하락
홍남기 “경기 흐름 불확실성 높아”

지난달 국내 산업 생산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했지만 소비와 투자는 동시에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마저 6개월 만에 하락해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달 대비 1.5%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해 6월(1.8%)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서비스업,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각각 1.5%, 1.3% 늘었다. 라면, 김치 등 가정용 식재료를 중심으로 식료품 생산이 7.1% 증가했다.

국내 내수 지표들은 뒷걸음쳤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가전제품 신규 교체 수요가 줄면서 내구재 판매가 7.0% 감소했다. 재택치료 증가 등으로 의복 수요가 감소해 준내구재 판매도 2.6%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달에 비해 2.9% 줄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2.9%)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3.0%) 투자 감소가 영향을 줬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수 지표들이 다 감소하면서 불안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하며 6개월 만에 마이너스(―)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 경기 회복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징표”라고 평가했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지며 9개월째 하락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봉쇄 등으로 수출이 안 좋아지면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경제가 올 1분기(1∼3월) ―1.4%(연율 기준)의 성장률을 보이며 2년 만에 역성장했지만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한국보다 질적으로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소비지출은 1분기 연율 2.7% 증가했다. 28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선 오히려 다우지수가 전일 대비 1.8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2.47%, 나스닥이 3.06% 올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 지출과 기업 실적 강세로 경제가 곧 회복할 전망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생산#소비#투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