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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치아 사이 음식 끼고 잘 씹히지 않거나 입 마르면 ‘빨간불’

입력 2022-03-19 03:00업데이트 2022-03-1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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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팁]중년 이후 잇몸질환 전조 증세는?
잇몸 피나거나 시리면 즉시 치료를… 미루면 더 악화돼 뽑아야 될 수도
치아에 틈 생기면 치간 칫솔 써야… 이쑤시개 자주 쓸땐 2차염증 유발
치아 닳아 음식 잘 안씹혀도 문제… 입 마르면 세균 노출돼 염증 악화
정의원 연세대 치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중년 이후 치아 사이에 음식이 자주 끼고 입이 더 마른다면 치과 질환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며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교수는 또 양치질만 제대로 하면 잇몸 질환의 90%는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연세대 치대병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과 질환은 매년 외래 환자 수 1위다. 2020년에는 국민 10명 중 4명 이상(44.1%)이 치과를 다녀갔다. 치과 질환은 중년 이후 빠른 속도로 악화한다. 50대의 경우 2명 중 1명꼴로 잇몸 질환이 있다.

치과 질환이 생기면 단계적으로 나타나는 증세가 있다. 우선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붓는다. 둘째, 잇몸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거나 얼룩덜룩해진다. 셋째, 염증이 더 진행되면 치아 뿌리가 노출되면서 시린 증세가 나타난다. 넷째, 치아가 흔들리고 씹을 때 아프다.

이런 상황이라면 병이 진행된 것이므로 당장 병원에 가야 한다. 하지만 이때도 참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정의원 연세대 치대병원 부원장(치주과 교수)은 “치아와 잇몸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상한다”며 “그걸 방치하거나 참는 바람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걸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고 말했다.

○ “대부분 치아-잇몸 악화한 뒤에야 병원 찾아”

50대 초반 강정기(가명) 씨는 ‘하루 3회 양치질’을 오랫동안 지켰다. 다만 술을 과하게 마신 날에는 양치질을 건너뛰고 잠을 자곤 했다. 가끔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날 때도 있었지만 곧 괜찮아져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강 씨가 40대 후반이던 7년 전 갑자기 오른쪽 어금니 주변이 붓기 시작했다. 음식을 씹을 수도 없었고, 말을 하기도 힘들었다.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치과에 갔더니 의사가 “더 일찍 왔으면 치아를 살릴 수 있었는데 이 지경이 되도록 뭐했느냐”라고 타박했다. 결국 강 씨는 어금니 2개를 빼고 임플란트 시술을 받아야 했다.

50대 중반 여성 이정임(가명) 씨는 더 심한 사례다. 이 씨는 5년 전 정 교수를 찾았다. 노끈도 끊을 만큼 강했던 치아가 갑자기 흔들리고 아팠다. 동네 치과 의원에서 치아를 뽑으라고 해 거부하고 대학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정 교수도 같은 처방을 내리자 그냥 돌아가 버렸다.

1년 후 이 씨가 다시 정 교수를 찾아왔다. 상태는 더 악화돼 있었다. 문제가 됐던 치아 주변 치아들까지 흔들리고 피가 났다. 결국 모든 어금니를 뽑아야만 했다.

○“치아에 음식 끼면 적신호 켜진 것”

중년 이후 발생하는 치과 질환에는 전조 증세가 있다. 정 교수는 “전조 증세는 치아와 잇몸을 관리하라는 신호”라고 했다. 치아와 치아 사이에 음식이 끼기 시작하는 게 대표적 전조 증세다. 치아와 잇몸 모두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30대 이전까지만 해도 치아와 치아는 빽빽하게 붙어 있다. 잇몸은 그 치아들을 단단하게 붙잡고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다. 치아는 많이 마모됐다. 잇몸에는 염증이 생기면서 치아들을 단단히 붙잡지 못한다. 이 때문에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가 벌어진다. 바로 그 틈에 음식이 더 잘 끼게 되는 것이다.

이쑤시개로 치아 사이의 음식물을 빼내는 습관은 좋지 않다. 이쑤시개 자체가 소독된 기구가 아니다. 음식물만 콕 찍어 끄집어낸다면 괜찮지만 잇몸 부위를 쑤실 경우 2차 염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심지어 잇몸이 근질거린다며 이쑤시개로 쑤시는 사람도 있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해 “2차 염증, 잇몸 악화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쑤시개보다 치간 칫솔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음식이 잘 씹히지 않는다면 이 또한 전조 증세 중 하나다. 50대라면 30년 이상 치아를 써왔기에 이미 치아가 상당히 마모됐다. 윗니와 아랫니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음식을 잘 씹을 수 있는데, 치아의 오돌토돌한 단면이 편평하게 변했기에 잘 씹히지 않는 것이다.

10번만 씹어도 될 것을 20∼30번 씹어야 하니 턱이 뻐근하고, 이를 악물었을 때 턱 주변으로 튀어나오는 근육 부위가 아플 수 있다. 이런 식의 근육통은 종종 편두통 형태로 나타난다. 원인 모를 편두통이 나타나면 그날따라 질긴 음식을 씹었는지 돌아보자. 오징어처럼 질겅질겅 씹어야 하는 음식은 삼가야 한다.

○“입이 마르기 시작하면 세심하게 관리해야”
중년 치과 질환의 또 다른 전조 증세가 있다. 입이 마르는 것이다. 입안이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이런 증세는 침이 덜 분비되면서 나타난다. 문제는 이 경우 입안에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는 데 있다. 더 잘 썩고 염증도 심해진다. 입안을 세척하겠다고 가글을 자주 하면 알코올 성분이 날아가면서 수분까지 앗아갈 수 있다. 물을 더 많이 마시는 게 최선의 해법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특히 입안이 마를 수 있다. 이때 입에 물을 머금고 가글링을 하며 구석구석 세척한다. 그 물은 뱉는 게 좋다. 세균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간혹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 중에서 폐렴이나 기흉의 원인이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일 때가 있다. 입안을 헹군 물을 그대로 삼킨 게 원인일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라면 이 물은 반드시 뱉어야 한다.

이 밖에 입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거나 더 심해졌다면 이 또한 중년 치과 질환의 전조 증세로 볼 수 있다.

치간 칫솔 쓴후 안쪽부터 바깥으로… 자기전 양치 필수… 탄산음료 섭취땐 10분후 닦아야


치과 질환 막는 양치법

치과 질환은 다른 질환과 달리 유전적·환경적 영향을 덜 받는다. 정의원 교수는 “특히 잇몸 질환의 90% 이상은 양치질만 완벽하게 해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완벽한 양치질’을 배워 보자.

첫째, 좁고 닦기 어려운 부위부터 양치질을 해야 한다. 별생각 없이 양치질을 할 때는 앞니처럼 노출돼 있고 닦기 쉬운 부위에만 칫솔이 간다. 제대로 하려면 양치질 순서를 정하는 게 좋다. 칫솔질이 어려운 아랫니 안쪽부터 닦는다. 오른손잡이면 오른쪽, 왼손잡이면 왼쪽 아랫니 안쪽에서 시작해 반대쪽으로 나아간다. 이어 윗니 안쪽→아랫니 바깥쪽→윗니 바깥쪽을 이어 닦는다. 시계를 보면서 각각 30초 이상 닦는다.

둘째, 치간 칫솔을 먼저 사용하고 이어 양치질을 한다. 정 교수는 “먼저 치간 칫솔로 치아 사이의 음식물을 제거해야 칫솔이 치아 사이를 제대로 닦을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 양치질이 다 끝나면 혀로 치아 안쪽을 쭉 훑으면서 거친 부위, 울퉁불퉁한 부위가 있는지를 체크한다. 이런 부위가 있다면 찌꺼기가 남아 있는 것이므로 치석으로 굳어질 우려가 있기에 다시 양치질을 해야 한다.

넷째, 양치질은 세끼 식사 후와 자기 전 총 4회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게 자기 전의 양치질이다. 잠을 자는 동안 침 분비가 줄어들 뿐 아니라 입을 벌리고 자면 입안이 마르기 때문이다. 이때 입속 세균이 늘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자기 전에 양치질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

다섯째, 커피나 녹차, 와인처럼 타닌 성분이 있는 음식을 먹었다면 치아 착색을 막기 위해 즉각 양치질을 해야 한다. 반면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 포도와 귤 같은 약산성 과일들은 음식 섭취 직후에 치아를 살짝 부식시켰다가 이후 몇 분에 걸쳐 정상을 회복한다. 이 경우에는 10분 정도 지난 후 양치질을 해야 치아 손상이 적다.

여섯째, 양치질 도중에 피가 나더라도 양치질을 중단하면 안 된다. 부드러운 칫솔로 여러 번 그 부위를 닦아야 한다. 그래도 피가 계속 난다면 치과에서 원인을 찾는 게 좋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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