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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권순일 주도한 ‘이재명 무죄’, 보고서 등록 안했다

입력 2022-01-20 03:00업데이트 2022-01-2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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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내부망엔 ‘상고 기각 결론’ 등 재판연구관들 보고서 2건만 올라
대법 “보고서의 결론 뒤집을땐 새 무죄취지보고서 안쓸수도 있다”
권순일 전 대법관. 뉴스1
2020년 7월 대법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는데 대법원 내부망에는 무죄 취지 결론에 대한 보고서가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통상 재판연구관들은 대법관에게 보고하기 전 보고서를 내부망에 등록한다. 판결 선고 전 다른 재판연구관들은 이 보고서를 볼 수 없지만 선고 이후부터는 동료 재판연구관이나 후임이 참고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내부망에서 열람할 수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대법원 내부망에는 이 후보의 상고심 사건에 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이 작성한 보고서가 2건만 등록돼 있다고 한다.

1차 보고서에는 심층 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이, 2차 보고서에는 2심 결론대로 유죄 판결을 유지해 ‘상고 기각’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결론이 담겼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 후보에 대해 무죄 취지 결론을 내린 재판연구관의 보고서는 내부망에 등록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 후보 사건은 2019년 9월 대법원에 접수된 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에 배당됐다. 이후 유죄 취지 보고서가 작성됐지만 사건은 2020년 6월 전원합의체로 회부됐고 한 달 만에 무죄 취지 판결이 나왔다.

전원합의체 심리 과정에서 무죄 결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권순일 전 대법관은 이 후보에 대한 판결 전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대법관 집무실에서 8차례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권 전 대법관은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을 지내 ‘재판 거래’ 의혹도 제기됐다.

대법원에 근무하는 한 판사는 “대법관들이 올라온 보고서의 결론을 뒤집을 경우 재판연구관이 굳이 새 결론의 보고서를 안 쓸 수도 있다”며 “다만 보고서를 써놓고 등록하지 않았다면 이례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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