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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이젠 LG맨 박해민 “새 팀에선 기복 없는 타격 보여드리죠”

입력 2022-01-18 03:00업데이트 2022-0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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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시절 작은 체구 키우려고 우유 1L씩 마시다 토하기도
삼성서 육성선수로 프로 데뷔 후, 특기인 빠른 발로 존재감 과시
2015년부터 4년간 도루왕 올라… “올해 최고 숙제는 3할대 타율”
내달 스프링캠프서 시즌 대비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박해민(왼쪽)이 지난해 8월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5회말 1사 2루에서 3루 베이스를 훔친 뒤 상대 투수의 폭투를 틈타 득점을 올리고 있다. 10년간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박해민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최근 LG로 이적했다. 도쿄=뉴스1
‘푸른 피의 사자’ 박해민(32)이 ‘붉은 피의 쌍둥이’로 옷을 갈아입었다. 옷 색깔이 보색에 가깝게 바뀌었지만 크게 티는 나지 않을 것 같다. 무엇을 입든 그의 옷은 늘 ‘황토색’으로 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베이스를 훔치기 위해 매일 달리고 슬라이딩했던 간절함이 묻어 있다.

데뷔한 지 10년, 그는 여전히 간절함을 보여주고 있다. 2021시즌 정규리그 선두 경쟁이 치열했던 9월 손가락 인대 파열이란 부상을 입었을 때도 그랬다. 병원에서는 ‘시즌 아웃’을 예고했지만 그는 보란 듯이 2주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부기가 빠진 뒤 한 차례 주사 치료만 받은 그는 손에 붕대를 감은 채 다시 베이스를 향해 뛰었다.

돌이켜보면 그는 늘 가슴 한편에 간절함을 품고 살았다. 서울 영중초 1학년 시절 부모님을 설득해 야구를 시작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중학생 때는 작은 체구(키 147cm)에 힘을 키우고 싶어 밤낮으로 우유를 1L씩 마시다 일주일에 세 번은 구토를 하곤 했다. 어렵게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2012년에도 그는 부진한 타격에 존재감 없는 선수였다. 오랜 시간 어둠을 겪었던 만큼 빛을 향한 간절함과 감사도 컸다.

그는 이제 명실상부한 스타 야구선수로 성장했다. 빠른 발로 2015시즌부터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는 등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고 2016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며 시작된 삼성의 암흑기에 2021시즌 주장을 맡아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었다.

그런 그의 이적 소식에 실망한 팬도 있다. 최근 전화인터뷰에서 그는 “알려진 것과 달리 삼성에서도 40억 원보다는 좀 더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구단은 최선을 다해줬다”면서도 “조건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했고, 선수로서 새롭게 성장할 계기도 될 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변함없이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가장 큰 고민은 타격이다. 5년째 타율이 2할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그는 “매년 타격은 숙제라고 생각한다”며 “NC에서 활약했던 이호준 LG 타격코치와 만나게 됐는데 새로운 타격법을 전수받아 3할대 타율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타격에 변화도 생겼다. 전 소속팀의 이영수 타격코치는 “한 경기가 아니라 한 타석마다 새롭게 시작하라”는 조언을 해줬다. 타석마다 일희일비하는 성격 탓에 ‘5타수 5안타’와 ‘5타수 무안타’를 극단적으로 오가는 그의 타격을 지적한 것. 경기마다 안정적인 타율로 타선을 순환시켜 줘야 하는 테이블세터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는 “조언을 들은 지 4년 만에 실천이 되더라. 기복이 줄어드니 팀 타선에 화력도 늘어났고, 매번 긍정적인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부상 회복 속도도 빠르다. 박해민은 다음 달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팬들은 2022시즌 붉은 새 유니폼에 잔뜩 흙을 묻히며 뛰어다닐 그의 새로운 활약을 기다리고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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