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기장 미역-다시마로 막걸리를?… 바다내음과 주민 웃음 담았죠

입력 2021-12-08 03:00업데이트 2021-12-08 03:1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21 Sea FARM SHOW]
작년 5월부터 ‘해조류 전통주’ 본격 개발
시행착오끝 성공… 막걸리 카페도 열기로
“청정 자원 활용해 지역민 소득 높일 것”
6일 오전 부산 기장군 신리마을에서 만난 기장발효협동조합 소속 주민들이 기장군 특산물인 미역과 다시마를 이용한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6일 오전 부산 기장군 장안읍 신리마을. 한적하던 마을 귀퉁이에서 함박웃음이 흘러나왔다. 집 마당에 들어서자 시큼하면서 달달한 막걸리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곳에선 기장발효협동조합 소속 주민 5명이 막걸리를 만들고 있었다.

“옛말에 술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 했잖아요.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술 함께 만드니 정말 재밌어요.” 주민 박화자 씨(56·여)의 말에 주변에선 “그렇지!”라며 맞장구쳤다.

집주인이자 협동조합을 만든 이순옥 씨(58·여)는 “미역과 다시마를 3개월간 잘 숙성시킨 막걸리를 꺼내 마지막으로 거르는 날”이라고 소개했다. 주민들은 베주머니에 담긴 막걸리를 물통에 옮겨 담은 뒤 주물주물하며 뽀얀 술을 뽑아냈다.

협동조합은 전통주에 호기심 많은 주민들이 만들었다. 2011년 기장군 농업기술센터의 전통주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뒤 2014년 ‘기장발효연구회’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이 씨는 “몸에 좋은 발효음식으로 전통주를 만드는 것에 회원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2007년 당시 중소기업청이 기장군을 ‘미역·다시마 특구’로 지정할 만큼 기장 해조류는 맛과 품질이 우수해 인기가 많았다. 미역, 다시마를 연구하는 기장군 산하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에서 주민들에게 먼저 상품 개발을 제안했다. 이 씨는 “전통주를 배우면서 막걸리가 현대 여러 술에 밀리는 것을 보며 이를 살려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서 “뜻을 함께하는 회원들, 적극적인 해조류연구센터를 만난 건 행운”이라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개발이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이 씨는 “해조류는 알칼리 성분이 많아 쌀이나 밤 등 다른 재료보다 술로 만들기 어렵다”며 “염분을 적절하게 제거하는 일이 너무 어려워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했다.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많은 양의 미역과 다시마는 해조류연구센터에서 제공했다. 주민들은 지난해 5월 기장발효협동조합을 만들고 3개월 뒤 기장군 직원들을 상대로 첫 시음회를 가졌다. 그런데 젊은층에서 ‘술이 탁하고 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찹쌀로 죽을 쑤어 누룩과 혼합해 밑술을 만든 뒤 다시 찹쌀과 누룩 미역을 섞어 2차 담금을 했다. 거기에 다시 고두밥과 누룩을 섞었다. 이 씨는 “이렇게 ‘삼양주’ 기법으로 만들자 도수는 약간 올라가고 목 넘김이 훨씬 부드러워졌다”고 설명했다.

상품명은 재료에 따라 ‘미여그로’와 ‘다시마로’로 각각 정했다. 알코올도수는 16도. 협동조합은 장안읍과 장안사 입구 인근에 각각 ‘막걸리 카페’도 열 계획이다. 제조를 위한 허가 신청도 곧 한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청정한 수산자원을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더 많이 육성해 지역민의 소득 증대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30여개국서 인기만점 통영 굴, 만두부터 스낵까지 무한변신
국내 굴 생산량 70%, ‘최대 산지’ 통영
‘계절형 식품’ 극복하려 고도화 프로젝트
굴만두 개발, 美-호주에 30t 첫 수출



6일 국내 최대 생굴 산지인 경남 통영시 용남면의 원평수산 박신장에서 직원들이 굴 까는 작업을 하고 있다. 통영=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6일 오전 6시경 경남 통영시 용남면 앞바다 굴 양식장. 동백호 바지선(무동력선)에서 권양기(로프를 감는 도르래 장치)로 부표를 끌어올리자 제철 맞은 굴이 주렁주렁 올라왔다. 선원이 굴 뭉치가 달린 채묘줄을 낫으로 끊어 세척기로 씻은 다음 껍데기를 제거하는 ‘박신(剝身)장’으로 옮겨졌다. 길이가 20m 정도 되는 작업대 위로 굴을 붓자 2m 높이로 굴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때부터 아주머니 20여 명이 굴을 까기 시작했다. 수십 년 경력의 손길에 제철 맞은 굴이 그제야 뽀얀 속살을 드러냈다. 1초도 안 돼 하나씩 까는 손놀림에 작업대는 4시간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박신장 주인 박기돌 씨(68)는 “통영 여자들이 가장 바쁠 때”라며 “여기선 꿀(굴)칼 하나면 먹고사는 데 걱정이 없다”며 웃었다.

통영의 19개 박신장에서 깐 굴은 오전과 오후 등 두 번 위판장에서 경매된다. 이날 오후 경매에선 10kg짜리 굴 상자 6000개가 경매 시작 1시간 만에 다 팔렸다.

‘바다의 우유’ 굴이 제철을 맞았다. 굴은 해마다 10월 중순경 첫 위판을 시작해 이듬해 6월까지 유통된다. 통영은 전국 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다. 알굴 기준 연간 4만5000t이 생산된다.

굴은 씨앗을 껍데기에 붙인 뒤 줄에 매달아 바닷속에 길게 늘어뜨리는 수하식으로 키운다. 24시간 바닷속 영양분이 공급돼 알이 커지고 향과 맛도 좋아진다. 남성호르몬을 만드는 아미노산, 아연이 풍부해 최고의 강장제다. 100g당 칼로리는 97Cal로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바닷물 온도가 떨어질수록 맛이 좋아 겨울이면 생굴회가 미식가를 유혹한다. 구이, 찜, 국밥, 튀김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다. 정삼근 통영굴수하식수협 지도과장은 “통영 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정한 청정해역에서 생산돼 맛과 영양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올해는 남해안에 들이닥친 고수온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다. 바닷물 온도가 30도 가까이로 올라 물량이 예년보다 25%가량 줄었다. 가격도 김장철을 맞아 1년 전 평균가인 8792원보다 높다. 이달 들어 kg당 1만1000∼1만3000원 선에 거래된다. 옥유진 통영시 수산과 주무관은 “여름철 고수온으로 폐사율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통영 굴은 해외서도 인기다. 지난 10년간 일본, 미국, 영국, 호주 등 30여 개 나라로 수출됐다. 통영시는 ‘계절형 식품’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산물 고도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굴만두, 굴스낵 등의 상품을 만들어 판로를 늘릴 생각이다. 올 10월엔 통영 대원식품이 만든 굴만두 30t을 미국과 호주에 처음으로 수출했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통영 굴의 수출을 다변화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수산양식 박람회 13일 막올라

‘Sea Farm Show’ 넉달간 온라인 동시 개최
수산물 20% 할인전, 요리 경연 등 눈길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양식 박람회인 ‘2021 Sea Farm Show’가 이달 13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열린다.

올해로 6회째인 이번 행사는 동아일보와 채널A가 해양수산부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박람회에서는 최신 해양수산 정보를 선보이고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온·오프라인에서 펼쳐진다.

13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쿠팡’과 함께 국산 수산물을 할인 판매하는 ‘특별기획전’이 대표적이다. 참가자들에게 구매액의 20%를 최대 2만 원 깎아주는 ‘즉시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다양한 국산 수산물을 활용한 요리법을 뽐내는 ‘씨푸드레시피 챌린지’도 내년 1월에 열린다. 온라인 예선전에서 이미 선발된 7개 팀이 요리 경연을 펼친다. ‘지자체 및 우수식품기업관’에서는 전남 완도군 같은 지자체나 우수 식품기업 등 총 50곳이 수산양식 콘텐츠를 선보인다.

수산양식 전문가와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국내 양식·수산산업의 미래를 두고 토크쇼를 펼치고, 유튜브 인플루언서들이 국산 수산물을 알리는 영상을 선보인다.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특별기획 프로그램도 내년 초 채널A를 통해 방영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eafarmshow.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통영=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