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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코로나, 봉쇄만이 유일한 브레이크”… 유럽 비상체제 돌입

입력 2021-11-27 03:00업데이트 2021-1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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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위드코로나]
접종률 낮은데 방역완화 역풍… 獨 하루확진 7만5961명 최고치 등
‘끔찍한 크리스마스’ 우려가 현실로… 추수감사절 연휴 美도 재확산 경고
佛 “실내 마스크-모든 성인 부스터샷”
“오늘은 10만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를 애도해야 하는 아주 슬픈 날입니다.”

25일(현지 시간) 독일과 폴란드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무거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하며 “접촉에 대한 제한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때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독일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서고 일일 신규 확진자가 7만5961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자 총리직 퇴임을 앞둔 메르켈 총리가 직접 비상조치 필요성을 내비친 것이다. 최근 유럽과 미국, 중남미 등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새 변이 바이러스까지 나타나면서 2019년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보고된 지 2년을 앞둔 세계 각국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진원지로 꼽히는 유럽에선 확진자 폭증세로 ‘끔찍한 크리스마스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5일 기준 프랑스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증가율은 181%, 스페인은 132%에 이른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의 확산세는 더욱 가파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5∼21일 보고된 유럽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약 243만 명으로, 세계 전체의 67%에 이른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3명 중 2명은 유럽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AFP통신에 따르면 25일 기준 유럽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50만 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비상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프랑스는 26일부터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하고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부스터샷 대상으로 정했다. 정부가 3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체코는 술집과 클럽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고 크리스마스 행사를 취소했다. 오스트리아는 22일부터 20일간 전면 봉쇄령(lock-down)에 나섰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에서 각국의 뒤늦은 대응을 지적하며 “정부의 대응이 실패할 때 유일한 비상 브레이크는 비참한 봉쇄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둔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일주일간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9만2800명으로 전주 대비 18% 증가했다. 하루 평균 입원 환자 역시 약 5600명으로 전주보다 6% 늘었다. 여기에 뉴욕 맨해튼에서 25일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2년 만에 재개되는 등 연말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유럽 수준의 폭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범미국보건기구(PAHO) 카리사 에티엔 사무국장은 24일 “유럽의 감염세가 미국에서 몇 주 뒤 그대로 나타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유럽에서 시작된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방역 조치의 빗장이 풀린 데다 겨울철을 맞아 실내 활동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일주일 평균)는 8월 19일 65만 명에서 10월 16일 40만 명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5일 현재 55만 명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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