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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소방차가 출동 못해선 안되죠”… 전국 소방서 ‘요소수 기부’ 행렬

입력 2021-11-08 03:00업데이트 2021-11-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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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부산 춘천 인천 전주 등서
대부분 메모도 없이 ‘익명 기부’
경남 김해 서부소방서와 부산 해운대소방서, 인천 송도소방서의 119안전센터(왼쪽 사진부터)에 시민들이 요소수를 내려놓고 있다.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소방차 출동이 어려울 것을 걱정한 시민들이 신원을 밝히지 않고 소방서에 요소수를 기부하고 있다. 채널A 화면 캡처·뉴시스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소방서에 시민들의 요소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오전 9시 17분경 경남 김해 서부소방서 진례119안전센터.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홀연히 나타나 센터 앞에 10L짜리 요소수 4통을 내려놓고 사라졌다.

앞선 오전 8시 반과 8시 10분경에는 또 다른 남성이 장유센터와 율하센터에 찾아와 요소수 10L짜리 7통을 놓고 자취를 감췄다. 이날 경남 김해 서부소방서 안전센터 3곳에는 신원과 이름을 밝히지 않은 남성 2명이 10L짜리 요소수 11통을 기부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경 부산 해운대 중동 119안전센터 차고 앞에 한 남성이 요소수 10L 2통과 순대, 떡볶이 등 간식을 놓고 돌아갔다.

전날 춘천소방서 후평119안전센터 직원들은 현장 출동 뒤 돌아와 센터 앞에 놓인 박스를 발견했다. 박스 안에는 요소수 3.5L짜리 2통이 들어 있었다. 편지나 메모는 없었다. 센터 주차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흰색 차 한 대가 진입한 뒤 40여 초 만에 다시 빠져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인천과 전북 전주에서도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5일 오후 10시 9분경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송119 안전센터에 검은색 바지와 베이지색 점퍼를 입은 남성이 트렁크에서 쇼핑백 크기만 한 상자 3개를 꺼내 출입문에 놓고 갔다. 상자 안에는 10L짜리 요소수 3통이 들어 있었다.

같은 날 오후 2시경 전주 덕진소방서에는 한 여성이 10L짜리 요소수 3통을 놓고 발길을 돌렸다. 이 여성은 ‘성함이 어떻게 되시느냐’는 소방관의 질문에 “소방차가 출동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공익을 위해 써 달라”는 말만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하태권 덕진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자칫 소방 차량이 출동하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해 시민들이 요소수를 기부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뜻한 손길을 베풀어 주신 기부자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김해=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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