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의 한 요소수 제조업체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30분께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KT 직원이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전화회선 공사를 해야 하니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무실 전화를 다른 번호로 착신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체는 이 같은 요구에 따랐다. 하지만 모든 것은 사기였다.
이들은 당일 오후 7시까지 약 6시간 동안 해당 요소수업체로 걸려오는 전화를 가로챘다.
그리고 전화를 건 구매자들에게 “요소수를 대량으로 팔 테니 수천만 원을 먼저 입금하라”고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업체가 파악하고 있는 피해 사례만 5~6건으로, 피해금액은 8000여만원 상당으로 추측하고 있다.
◇“불 못 끄면 안되죠”…요소수 소방차에 넣어준 주유소 사장님
4일 인천시 서구 S-OIL 가좌 IC주유소(대표 김준회·40)에는 ‘소방차, 119구급차 요소수 급하면 그냥 오세요,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정해네트웍스(주)계열사 일동)’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게재됐다. 김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소방차량에 요소수 무료 나눔에 나섰다.(독자 제공)2021.11.4‘소방차, 119구급차 요소수 급하면 그냥 오세요,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정해네트웍스㈜계열사 일동)’
요소수 대란으로 전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훈훈한 소식도 전해졌다.
4일 인천시 서구 S-OIL 가좌 IC주유소(대표 김준회·40)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
전세계의 요소수 부족으로 국내에서도 품귀 사태가 불거지자, 급하게 비상용 요소수 3리터짜리 120세트 확보에 성공한 김 대표가 자신의 주유소에 내건 현수막이다.
또 김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인천 남동구, 김포, 서울 광진구 등 4개 주유소를 포함해 가족이 운영하는 인천 부평구, 서울 강서구 등 지역 총 12개 주유소에도 같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김 대표는 “요소수 대란이 났는데, 사재기를 하거나 되팔아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들 탓에 더욱 부족 사태를 키우고 있었다”면서 “구급차하고 소방차가 출동을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급하게 요소수를 확보했고, 좋은 일에 쓰일 수 있도록 무료 나눔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봉사와 나눔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요소수를 많이 사 놓은 전북소방본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북지역에서 운용 중인 소방차량 중 요소수를 주입하는 긴급출동 차량은 모두 264대로 전체 차량의 55.7%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점검 결과 현재까지 비축된 요소수량은 10L 기준 840통으로 월평균 사용량 144통을 환산하면 향후 약 6개월은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승룡 전북소방본부장은 “이번 품귀 현상은 중국의 수출 제한에서 비롯된 전국적 현상으로 정부도 이와 관련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향후 소방청 등과 긴밀히 소통해 요소수를 확보하고 긴급출동에 빈틈이 없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익산시 “요소수 공급난 해결”…운수 등 ‘숨통’ 트이다
전북 익산시는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요소수 부족 사태에 대한 발 빠른 해법 마련에 나섰다.
4일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역에서 요소수를 생산하는 (유)아톤산업과 공급 약정을 체결하고 품귀 사태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는 요소수가 필수적인 산업 분야인 화물연대 익산지회, 건설기계 익산지회, 건설산업 화물운수 익산지회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협약에 따라 (유)아톤산업은 제조하는 요소수를 지역에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요소수를 생산하고 있는 (유)아톤산업은 일일 평균 100톤 가량을 제조하고 있으며 협약에 참여한 업체들이 산업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충분한 양을 제공하기로 했다. 익산시는 요소수 재고 확보와 공급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정헌율 시장은 “요소수 수요 차량들이 제약을 받지 않고 원활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업체와 협력해 발빠르게 공급체계를 구축했다”며 “지역을 위해 큰 결정을 내려주신 아톤산업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움직이는 적극행정을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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