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인 6% 근접… 대출 중단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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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추가대출 13조5000억 남아
토스뱅크, 출범 4일만에 60% 소진
중·저신용자 비중 25% 넘어서

5일 서울 강남구 한 은행에 대출 관련 안내 광고가 붙어 있다. . 2021.10.5/뉴스1 © News1
5일 서울 강남구 한 은행에 대출 관련 안내 광고가 붙어 있다. . 2021.10.5/뉴스1 © News1
국내 주요 시중은행 5곳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이미 금융당국의 연간 목표치인 6%대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도 문을 연 지 나흘 만에 당국이 허용한 올해 가계대출한도의 60%를 소진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대출 수도꼭지’를 더욱 세게 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7일 현재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44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5% 늘어난 규모다. 이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인 6%대를 불과 1%포인트 남겨둔 셈이다. 단순 계산하면 올해 말까지 이들 은행이 추가로 대출해줄 수 있는 금액은 13조5000억 원가량 남았다.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 8월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을 전면 중단한 농협은행이 7.14%로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5.23%), 국민은행(5.06%)도 5%대를 넘어섰다. 우리은행(4.24%)과 신한은행(3.16%)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줄이기 위해 대출 문턱을 더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15일부터 전세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범위 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전셋값이 2억 원 올랐다면 2억 원 내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러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최근 지점별로 대출 한도를 정해놓고 한도가 바닥나면 해당 지점의 추가 대출을 중단하도록 했다.

한편 5일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는 8일까지 약 3000억 원의 가계대출을 내줬다. 앞서 금융당국은 토스뱅크의 올해 가계대출 총량을 5000억 원으로 제한했다. 토스뱅크는 사전 신청자 150만 명 가운데 45만 명에게만 서비스를 열었는데도 올해 취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한도의 40%만 남겨둔 셈이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비중이 이미 25%를 넘어섰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맞춰 출범 첫해인 올해 신용대출의 34.9%를 중·저신용자 대상에게 내주고, 2023년 말까지 이 비중을 44.0%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는 ‘중금리 대출은 대출 총량 제한에서 제외해 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5대은행 가계대출 증가율#대출 중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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