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비사무직 매년 vs 사무직 2년에 1번…“근거없다”

김광현 기자 입력 2021-10-08 11:04수정 2021-10-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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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건강보험료 내는데 비사무직은 1년에 1번 무료 건강검진 받을 수 있는데, 왜 사무직은 2년에 1번밖에 안될까?”

이런 의문 혹은 불만이 사무직 근로자들에게서 나올 수 있다. 일반 상식으로는 비사무직이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보다 건강상태가 더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추측일 뿐 의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8일 펴낸 ‘국민건강검진 사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건강검진을 위해 매년 연 8000억원 가량을 국민들이 지불하고 있으나 불필요한 중복 검진, 사무직 및 비사무직의 검진주기 차별 등으로 비용낭비가 초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건강검진은 의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는 차후 명확한 근거에 기반해 검진항목과 주기를 정해야한다”고 권고했다. 건강보험공단의 검진통계를 볼 때 사무직, 비사무직 두 집단 사이에 질환 차이가 크게 없고, 오히려 사무직 근로자의 질환의심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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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2019년의 경우 △고혈압은 사무직 11.7%, 비사무직 12.5%, △당뇨병은 사무직 4.8%. 비사무직 4.9%로 큰 차이가 없었다. △폐결핵은 사무직 4.3%, 비사무직 3.9%로 오히려 사무직의 유질환율이 약간 더 높게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폐결핵, 기타흉부질환, 간질환, 빈혈증,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신장질환, 이상지질혈증 등 9개 주요 질환 가운데 2018년, 2019년 모두 비사무직이 높았던 질환은 간질환과 당뇨병 2개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검진 주기를 2배 차등을 둘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이 보고서는 또 이미 병원에서 개인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고혈압, 당뇨 같은 항목에 대해 건강검진에서도 중복 진단해 비용 낭비를 초래하는 것으로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치료를 받고 있는 질환을 대상으로 검진을 실시하는 것은 건강상태를 추가적으로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조기 발견과 치료, 비용 대비 효과가 없고, 건강보험 재정이 불필요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질환자에게는 건강검진에서 중복 실시하기보다 이를 합병증 등 다른 검진항목으로 대체하거나 평상시 치료할 때 지불하는 검사비용을 지원하는 등으로 사업의 비효율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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