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아프간 철군 후 곤경에 빠진 美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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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1일, 세계 최강국 미국의 심장부가 테러 공격을 받았습니다. 공중 납치된 민항기 3대가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두 동과 워싱턴 펜타곤에 차례로 충돌했습니다. 네 번째 비행기는 탑승객들의 저항으로 목표물(국회의사당으로 추정)로 가지 못하고 펜실베이니아주 들판에 추락했습니다.

미국 번영의 상징이던 110층 쌍둥이 빌딩은 처참히 붕괴됐습니다. 미국 안보의 지휘부인 펜타곤도 테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동시다발 테러로 3000명 가까이 사망하고 2만500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9·11테러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오사마 빈라덴과 그가 이끄는 무장 조직 알카에다가 일으켰습니다.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복수에 나섰습니다. 테러 발생 1개월 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해 알카에다를 지원하던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고 2003년에는 이라크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켰습니다. 2006년에는 이슬람 테러 조직의 우두머리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데 이어 2011년에는 9·11테러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합니다.

오사마 빈라덴의 명령으로 테러를 기획하고 지휘했던 인물은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 작전사령관입니다.

그는 현재 쿠바 관타나모 미국 해군기지에 위치한 법정에서 다른 용의자 5명과 함께 공판 전 심리를 받고 있습니다.

9·11테러가 발생한 지 20년이 흘렀습니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결정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은 그 후유증으로 곤경에 빠졌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힘 한 번 못 쓰고 탈레반에 카불을 빼앗겼고 수많은 난민을 발생시켰습니다. 알카에다는 탈레반 세력에 기대어 기지개를 펴게 됐습니다. 벌써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활개 치고 다닌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9·11테러 20주년을 앞두고 추모 분위기에 잠겨 있어야 할 미국이 알카에다의 부활을 걱정하는 처지입니다. 철군 과정에서 13명의 미군이 희생되면서 여론은 더욱 나빠졌습니다. 최근 미국 언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3%까지 떨어졌습니다.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가 나타났습니다. 공화당은 의회 차원의 청문회와 국정조사로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재확산과 그로 인한 경기 회복 둔화,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한 피해 등 여러 문제가 얽히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진퇴양난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테러 추모 행보로 반전을 모색합니다. 11일 뉴욕의 옛 WTC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 국방부 청사 펜타곤 등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입니다.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동행한다고 합니다. 미국인의 애국심을 자극해서 어떻게든 수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행보로 보입니다.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까요.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아프간 철군#미국 대통령#9·11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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