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불명, 테러 연루가능성…쏟아지는 아프간 난민에 계속되는 난제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09-05 16:03수정 2021-09-0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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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미국 기지로 들어온 아프간인 중에는 국적불명자와 입국 자격이 충족되지 않은 사람은 물론 테러 연루가능성이 의심되는 사람들도 대거 섞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만 명에 달하는 아프간인들의 탈출과 미국 입국이 급작스럽게 진행되다 보니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4일 NBC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이후 미국으로 탈출한 아프간인 중 테러단체나 탈레반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을 의심받는 사람은 100명 정도다. 이중 2명은 이름이나 배경, 휴대전화 번호 등의 관련 정보 등이 우려되는 수준이어서 코소보로 옮겨 추가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미 고위당국자가 밝혔다.

현재까지 미국에 들어온 4만 여 명의 아프간인 중 추가 검증이 필요한 사람은 1만 명에 이른다. 입국자 중에는 과거 미국에 살다가 범죄를 저질러 추방된 사람도 발견됐다. 미국 정보당국의 테러 감시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게 확인돼 미국 입국이 거부된 사례도 있다. 국방부는 아프간인들이 분산 수용돼 있는 30개국으로 지문을 비롯한 생체정보 감식 장비 수백 대를 보냈다. 미 고위당국자는 “정확한 신상 정보가 확인되지 않는 사람들이 지역사회에 풀리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러단체와 연관되지는 않았더라도 미군 기지에 입국한 아프간인 중에는 국적불명자와 고아 등이 뒤섞여 들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미 보건복지부와 국토안보부, 국방부에서 국무부에 보낸 e메일과 문건, 당국자와 난민 인터뷰를 토대로 이런 혼란상을 보도했다. 최대한의 효율적 탈출이 이뤄졌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입국 과정까지 상당수가 무질서와 혼돈의 연속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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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아프간을 떠나 카타르 도하의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에 도착한 전세기는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전직 미 해병대 인사가 설립한 로펌 소속의 비행기로 알려졌다. 여기 탑승했던 사람들이 특별이민비자(SIV) 자격이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국무부 당국자가 본국에 보낸 e메일에는 “이런 식으로 착륙 허가를 요청하는 불량 항공편(rogue flights)이 많다”, “도하에는 현재 서류가 아예 없는 사람이 대다수이고 이런 무국적 상태의 사람이 300명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기지 내 격납고와 임시 천막에는 1만5000명의 난민들이 수용된 가운데 부모가 동행하지 않은 어린이들도 229명이나 됐다. 현장 관리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탈수 증세와 노로바이러스, 콜레라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생후 19개월 된 아기가 숨졌다는 보고도 올라왔다. 당국자들은 이런 실태를 인정하면서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백악관은 NYT 기사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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