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침설 연루’ 강성호 교사, 국보법 재심서 무죄…32년 만에 누명 벗다

뉴시스 입력 2021-09-02 15:17수정 2021-09-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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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정권 시절 ‘6·25 북침설 교육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산 강성호(59·청주 상당고) 교사가 사건 발생 32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오창섭)는 2일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재심에 부쳐진 강 교사의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 중 피고인에 대한 불법 체포·구금 중에 작성된 일부 진술서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압수물, 압수조서, 참고인 일부 진술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며 “학생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6·25는 북한이 남침을 한 것이 아니고, 미군이 먼저 북한을 침범해 일어난 것이다’라는 피고인의 발언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수업 도중 북한에 관련한 발언도 교육 목적 아래 시사적인 문제에 관해 개인적 의견을 표명한 정도에 불과하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거나 반국가단체에 이로울 것이란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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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사는 1989년 4월 제천 제원고(현 제천디지털전자고) 재직 당시 수업 시간에 ‘6·25는 미군에 의한 북침이었다’고 말하고, 북한의 실태 사진을 보여주는 등 2차례에 걸쳐 북한을 찬양·고무한 혐의(구 국가보안법 7조)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당시 학교장의 고발로 수업 도중 경찰에 강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사는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으로 감형됐으나 대법원 확정 판결로 1990년 6월 교단을 떠났다. 그는 이 과정에서 8개월을 복역했다.

이후 1993년 3월 사면·복권돼 1999년 9월 복직했다.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는 지난 2006년 “북한 바로알기운동의 일환으로 북한 실상을 보여준 것은 북한을 찬양·고무한 게 아니다”라며 강 교사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2019년 “경찰에 불법 체포·감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고, 일부 학생의 증언을 신빙할 수 없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강 교사는 재심 결심에서 “담당 과목인 일본어 수업 시간에 장소, 방향, 비교를 나타내는 지시 대명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일본 후지산과 백두산, 금강산을 보여주며 아름다운 북녘 산하를 가보지 못한 안타까움과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한 것”이라며 “노태우 정권은 자주적 교원노조를 결성하려던 교사들을 ‘체제 전복세력’으로 몰아 교단에서 내쫓고, 전교조 참교육을 ‘북한 혁명전략에 동조하는 사람’이라며 여론을 조작했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이날 재심 판결 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2년 만에 사법 정의가 세워졌으니 이제 반인권, 반민주, 반통일 악법으로 국가 폭력 도구로 이용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며 “사건 당시 충북교육감과 제원고 교장·교감 등 사건 진실 은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교육 관계자는 교육자의 양심으로 강성호 교사와 제원고 학생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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