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 코로나시대 교육 대안으로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농산어촌에 전학해 6개월 이상 교육
일본-영국 등 해외 언론서도 주목

전남 순천시 월등초등학교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 전남 광양시 옥룡면 도선국사마을에서 쪽빛염색 체험을 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제공
전남 순천시 월등초등학교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 전남 광양시 옥룡면 도선국사마을에서 쪽빛염색 체험을 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전남도교육청의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올 2학기에 진행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유학생이 1학기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유학생과 학부모의 높은 호응도에 해외 언론도 ‘코로나 시대 새로운 교육대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은 도시의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전남의 농산어촌 학교로 전학해 6개월 이상 체류하며 교육활동을 체험하는 것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서울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 1학기에 1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생태 환경교육의 대안


1기 프로그램에는 학생 82명이 참여했다. 전남도교육청은 6월 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업무협약을 체결한 서울을 비롯해 경기와 광주 등 전국을 대상으로 제2기 유학생을 모집했다. 모집 결과 1기 유학생의 두 배가 넘는 165명(초등학생 139명, 중학생 26명)을 확정했다. 2기 유학생 가운데 57명은 1학기 유학생들이다. 이들은 학기가 끝났지만 돌아가지 않고 2학기에도 남기로 했다.

2기 유학생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151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광주 9명, 경기 4명, 인천 1명이다. 유학 형태별로는 가족체류형 130명, 농가 홈스테이형 13명, 농촌유학센터형 22명 등이다. 이들은 전남 17개 시군 37개 학교에 배정됐다. 시군별로는 순천 25명, 화순 24명, 영암 20명, 구례 17명, 장성 14명이다.

유학생들은 주소 이전과 전학 등 절차를 거쳐 2학기 개학과 함께 전남의 학교에서 생활한다. 전남도교육청은 2기 유학생 환영식을 23일 장성군 서삼초등학교와 장성편백숲 웰니스 행복유학마을에서 개최한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전남의 농산어촌 학교는 코로나19 시대에 감염병 예방에 유리하고 생태 환경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학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주목받는 농산어촌 유학


일본의 유력 일간지인 아사히신문은 이달 10일자 신문에서 ‘한국의 교육열’이란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전남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은 서울 학생 2명이 화순초교 이서분교로 전학해 도시의 복잡함과 불안감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여유를 찾아가는 생활상을 조명했다. 이 신문은 “전남도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이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 협약을 맺어 경쟁 사회에서 벗어나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피하는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6월에는 영국 BBC가 월드뉴스와 인터넷 뉴스 사이트 아시아판을 통해 전남도교육청의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보도했다. BBC는 ‘서울 학생들 농촌으로 향하다’라는 제목의 영상뉴스에서 순천 월등초교로 유학 온 서울 학생 7명의 학교생활과 일상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자 전남도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은 농산어촌 유학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관계 부처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농식품부에 전국 단위 농산어촌 유학 확대 제안서를 제출했다. 농식품부는 자치단체와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유학사업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교육부 차원에서 학생 체험학습 등과 연계한 교육과정에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이 반영되면 전남을 넘어 전국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국가교육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도교육청#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코로나시대 교육 대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