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있나요?” 잇따른 비위로 대구은행 신뢰도 흔들

명민준 기자 입력 2021-08-12 03:00수정 2021-08-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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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성추행-채용비리 의혹 등 검경 압수수색 3차례 받아 오명
최근엔 부동산 금융사고로 조사
은행 안팎서 비판 목소리 이어져
대구은행이 최근 각종 형사 사건에 연루돼 고객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대구 수성구 수성동에 있는 대구은행 본점.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제가 맡겨 둔 자산이 괜찮을까요?”

대구시민 김모 씨(64)는 최근 주거래은행을 바꿔야 할지 고민이다. 김 씨는 “가까워서 편리하다는 이유로 수십 년간 대구은행을 꾸준히 이용하고 있는데, 요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민의 사랑으로 성장한 은행이 국제 사기로 돈을 떼였다는 뉴스까지 접했을 때는 끔찍했다”고 덧붙였다.

대구에는 김 씨와 같은 ‘충성 고객’이 많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지역 점유율은 46.5%이며 전국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은행 안팎의 잇따른 문제와 금융 환경의 급변에 따라 ‘콘크리트 고객층’이 균열될 조짐이다.

DGB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이 최근 수년간 각종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며 신뢰도 추락 위기를 맞았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직장 내 성추행 문제가 2차례 일어났고 채용 비리와 비자금 조성 및 해외 금융사고 등으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3차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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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지난해 불거진 캄보디아 부동산 금융 사고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당했다. 대구지검은 4일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과 북구 제2본점, 동구 전산센터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캄보디아 현지 법인인 DGB 스페셜라이즈드뱅크(SB)를 통해 본사 건물로 이용할 캄보디아 산림청 소유의 건물 매입을 추진했다. 자금 일부인 1200만 달러(약 138억5000만 원)를 먼저 지급했다. 그러나 이 건물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국계 은행에 매각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대구은행은 선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현지 에이전트는 다른 건물을 대신 내주겠다며 한 푼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구은행은 지난해 해당 직원들을 대기 발령했다. 글로법 사업을 총괄한 본부장은 퇴직했다. 올 3월에는 SB부행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금융감독원은 6월부터 지난달 28일까지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을 대상으로 경영 실태 평가를 실시했다. 캄보디아 부동산 금융 사고도 조사했다. 은행 주변에서는 금감원이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해임 권고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 금융가에는 금감원이 또 김 회장 등 임직원 5명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대구은행에 제시한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고 있다. 김 회장이 조만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도 “해당 내용을 금감원으로부터 제안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대구은행은 2018년 채용 비리 의혹으로 대구지검의 수사를 받았다. 당시 비리에 연루된 부정 입사자 17명은 올 2월 퇴사 조치됐다. 2017년에는 박인규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사건과 관련한 수사도 이뤄졌다. 같은 해 간부 직원들이 비정규직 여직원을 성폭행한 사건도 불거졌다. 올 1월에는 본점 30대 행원이 여성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도 발생했다.

은행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은행 제2노조는 최근 성명서에서 “과거의 경영 위기를 다시 겪지 않도록 여러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 해결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은행에서 개인적 일탈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내부 시스템의 문제다. 대구를 대표하는 금융 기업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은행#신뢰도#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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