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 시제기 출고 임박…결사반대했던 그 때 그 사람들

뉴시스 입력 2021-04-06 12:45수정 2021-04-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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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정두언 거센 비판…文대통령도 비판
기재부, 국방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반대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 1호기의 출고식이 임박한 가운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공군이 장기간 운영해온 낡은 전투기(F-4, F-5)를 대체하는 새 전투기를 국내 개발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 2015년부터 2028년까지 8조8095억원이 투입된다. 초도 비행 시점은 내년 7월, 개발 종료 시점은 2026년으로 제시됐다.

시제 1호기가 출고되기까지 개발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한 담당자들은 수년간 비판에 직면해왔다. 국회의원들은 물론 국방 관련 연구기관까지 나서서 불가론을 펴며 이 사업을 공격했다.

2015년 10월에는 국회 국방위원회가 한국형 전투기 개발계획이 불확실하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요청한 이듬해 예산 670억원을 승인하지 않겠다며 엄포를 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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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2015년 10월30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 공군 등 막대한 예산을 쓰는 사람들이 요지부동으로 대통령까지 속여 가면서 이러느냐”며 “국회에서도 11월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는데 오늘 그냥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직무 유기”라고 발언했다.

유 의원은 2013년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았던 당시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완전히 초기 단계부터 시작해 새로운 전투기를 만드는 것은 돈도 너무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 성공 가능성도 불투명하다”며 “개발 이후 양산과 보수까지 감안하면 차라리 (양산 기종을) 직구매하는 것이 맞다”고 한국형 전투기 사업 백지화를 주장했었다.

마찬가지로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고 정두언 국방위원장도 당시 회의에서 “미국도 10년 걸리고 프랑스도 15년 걸리고 유로파이터도 10년 이상씩 걸리는데 우리는 뭐가 그렇게 훌륭해서 몇 년에 뚝딱 다 한다는 얘기냐”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또 “개인적으로 감히 예상해보면 2025년 (전투기) 껍데기에 (알맹이만) 구매해 끝나거나 자주 기술로는 2030년에야 시제기가 나오고 전력화는 2040년에나 가능한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재인 현 대통령도 당시 두 의원 의견에 동조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 의원 시절이었던 당시 국방위 회의에서 “지금 KF-X 사업 어쨌든 한마디로 계획을 재검토해야 하지 않냐. 계획을 재검토해서 다시 계획을 짜고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예산도 다시 편성해야 맞는 것 아니냐”며 “저는 존경하는 정두언 위원장님이나 유승민 위원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아닙니까? 처음에 이 계획을 수립할 때 그 전제가 지금 무너졌다”고 발언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미국이 핵심기술을 넘겨주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개별 기술들은 개발된다 해도 그것을 기체하고 통합하는 통합체계 이 부분까지도 우리가 해낼 수 있을 것인지, 시간은 더 소요되지는 않을지, 예산도 더 들지 않을지, 여차하면 외국에서 그 기술들을 또 도입해야 되는 것 아닌지,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기본 전제가 무너졌는데 이제 와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할 수 있습니다’라면서 ‘그대로 해 주십시오’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려 해서야 어떻게 가능하겠냐”고 따졌다.

기획재정부 역시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 회의적이었다.

기재부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이 시작되는 2016년도 국방부의 예산 요청액을 절반 이상 삭감했다. 6월초 국방부가 KF-X 사업을 위한 예산안을 1618억원으로 신청했지만 기재부는 9월초 국회에 제출할 때 670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기재부는 예산 삭감 이유로 방사청이 인도네시아와 사업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인 점, 미국의 4개 핵심 기술이전 불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21개 절충교역 최종 수출허가 승인이 미정인 상태인 점 등을 제시했다.

국방 연구기관과 정부출연 연구기관마저 한국형 전투기에 등을 돌렸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2003년과 2006년 예비타당성 분석에서 보라매 사업이 타당성이 있다고 결론을 냈지만 2012년에는 기술 부족과 경제성이 없으므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로 돌아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7년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용역결과를 중간보고했다.

국방 전문가들 중에서도 한국형 전투기에 반대한 인물들이 있었다.

한국국방연구원 이주형 박사는 2013년 유승민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보라매(한국형 전투기) 체계개발 비용은 가정 사항과 개발 범위에 따라 다르나 10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개발 방안이 해외구매 대비 2배 이상의 고비용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연구원의 노장갑 박사는 “기술적 측면이나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과거 경험을 보면 위험성이 아주 크다”면서 “잘못되면 정부 신뢰도가 엄청나게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개발 초음속 훈련기인 T-50의 개발센터장을 역임한 전영훈 골든이글공학연구소장은 “국방과학연구소의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은 충분한 국산화 부품과 핵심기술 없이 의욕이 앞선 사업”이라며 반대 견해를 밝혔다.

이 같은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제작사와 정부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을 지속했고 시제 1호기 출고 시점이 다가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의 관점에서 미래 무기체계를 판단하고 시종 비관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최근 경항공모함 등 미래 무기체계를 둘러싼 공방에서도 일부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이 특정 군의 관점, 특정 군사이론의 관점에 입각해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는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무기체계 도입 사업을 정쟁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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