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중국으로 출국…“한반도 평화 진전에 中역할 필요”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2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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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서울공항서 전용기로 출국…3일 왕이 부장과 회담
정의용 "한반도 문제, 실질협력 확대 방안 심도 있게 논의"
왕이, 아세안 연쇄회담서 대미 견제 의도 드러내…韓 부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위해 2일 출국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부 전용기를 타고 중국 푸젠성 샤먼으로 향했다. 정 장관은 오는 3일 왕이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 및 오찬을 가진 후 1박2일 간의 실무 방문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외교장관의 방중은 강경화 전 장관이 지난 2017년 11월 베이징을 방문한 후 3년여 만이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정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왕이 부장을 만난다. 양 장관은 지난 2월16일 상견례를 겸해 첫 통화를 가졌으며, 당시 왕이 부장이 정 장관의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

양 장관은 한·중 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 및 지역, 국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지난해 출범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 장관은 이날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중국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중국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이 한중 수교 30주년이기 때문에 양국 간 실질 협력 확대 방안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종 조율 중인 대북 정책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잇따른 대남·대미 담화 발표 등과 관련해 한반도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중국의 지지 및 건설적 참여 입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왕이 부장이 ‘내정 간섭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한미 밀착 행보를 견제하고 나설지도 주목된다.

앞서 왕이 부장은 지난달 31일 푸젠성 난핑에서 비비안 발라크뤼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과 만나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협력 확대를 제의하면서 대미 견제 의지를 드러냈다. 왕이 부장이 정 장관과 회담에 앞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외교장관과 푸젠성 난핑에서 연쇄 회담을 갖는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첫 출장지로 중국을 낙점한 데다 회담 장소가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고향이자 대만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미국, 러시아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한반도 주변 주요 국가들과 전략적 소통을 지속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2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연방 외교장관과 각각 회담을 가졌다.

아울러 회담 장소가 샤먼으로 결정된 것은 역시 중국보다는 한국의 의중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중국 측에서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 역시 난핑에서 개최하기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왕이 외교부장이 아세안 국가들에 이어 정 장관과 연이어 만날 경우 ‘줄서기 외교’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샤먼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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