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플레이오프 활약, 얼마나 역대급이었나? [발리볼 비키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5일 0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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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뛴 김연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뛴 김연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트레이너분이 테이핑을 잘해주셔서 감사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이 정도 통증은 가지고 있다. 진통제도 다른 선수가 먹는 정도로 먹었다.”

‘배구 여제’ 김연경(33·흥국생명)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끝난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연경은 이날 오른손 부상으로 붕대를 감고 경기를 소화하고도 양 팀 최다인 23점을 올리면서 팀의 3-0(25-12, 25-14, 25-18)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김연경은 공격을 37개 시도해 22개를 성공시키는 동안 공격 범실을 하나밖에 기록하지 않았고 상대 블로킹에 막힌 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를 가지고 계산하면 공격 효율 0.568이 나옵니다.

프로배구 역사상 여자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30번이 넘게 공격을 시도하고 이보다 높은 공격 효율을 기록한 건 KT&G(현 KGC인삼공사)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 몬타뇨(38·콜롬비아)뿐입니다. 몬타뇨는 2009~2010시즌 플레이오프 때 2차전에서 공격 효율 0.591, 1차전에서 0.574를 기록했습니다.

2009~2010 플레이오프 당시 몬타뇨.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2009~2010 플레이오프 당시 몬타뇨.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그런데 몬타뇨는 공격 전문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트였습니다. 반면 김연경은 수비까지 책임져야 하는 레프트입니다.

그러니까 레프트 가운데서는, 그리고 ‘토종’ 선수 가운데서는 그 누구도, 심지어 김연경 본인도, 플레이오프에서 이보다 공격 효율이 높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겁니다.

다이빙하며 공을 살린 뒤 코트로 돌아와 후위 공격을 성공시킨 김연경.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다이빙하며 공을 살린 뒤 코트로 돌아와 후위 공격을 성공시킨 김연경.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그전까지 김연경이 가장 높은 공격 효율을 남긴 플레이오프 경기는…

이번 시즌 1차전이었습니다. 김연경은 이 경기에서 공격 효율 0.533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록은 플레이오페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그 이전에는 2008~2009시즌 1차전 때 0.429가 김연경 개인 최고 플레이오프 기록이었습니다. 챔피언결정전 기록까지 합쳐도 김연경이 ‘봄 배구’에서 이번 3차전보다 높은 기록을 남긴 적이 없습니다. 그전에는 2008~2009 챔프전 최종 4차전에서 때 0.565가 개인 최고 포스트시즌 기록이었습니다.

시리즈별로 나눠봐도 김연경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김연경은 이번 플레이오프 세 경기를 공격 효율 0.446으로 마쳤습니다. 이전에는 역시 2008~2009시즌 챔프전 네 경기에서 기록한 0.435가 개인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참고로 2008~2009시즌 챔프전 때 흥국생명 주전 세터는 ‘우승 청부사’ 이효희(41·현 한국도로공사 코치)였고, 이번 플레이오프 때는 데뷔 6년 만에 처음으로 세트 시도 1000개를 넘긴 김다솔(24)이었습니다. 플레이오프 때도 호흡이 잘 맞지 않아 김연경이 왼손으로 공을 처리하기도 했지만 챔프전행 티켓을 따내는 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왼손으로 스파이크를 성공한 김연경. KBS1 중계 화면 캡처
왼손으로 스파이크를 성공한 김연경. KBS1 중계 화면 캡처

김연경은 “김다솔을 칭찬하고 싶다. 좋은 토스(세트)가 많았다. 큰 경기라 많이 긴장했을 텐데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며 ‘느닷없이’ 주전 세터 자리를 맡아야 했던 후배를 챙겼습니다.

과연 김연경이 김다솔에게 ‘우승 세터’ 타이틀까지 선물할 수 있을까요?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이 맞붙는 올해 챔프전 1차전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막을 올립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발리볼 비키니#김연경#흥국생명#gs칼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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