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밀입국 한달새 168% 급증… 바이든 ‘포용적 이민’ 시험대 올라

뉴욕=유재동 특파원 , 신아형 기자 입력 2021-03-23 03:00수정 2021-03-23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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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홀로 입국땐 보호시설 수용
언론 “호텔방 잡는데만 970억원 지출”
트럼프측 “나라 파괴 시킨다” 비난
바이든 “상황 알아… 언젠가 가볼 것”
美 세관당국에 구금된 밀입국자들 미국 세관당국 관계자들이 20일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남부 텍사스주 히댈고에서 밀입국자들을 구금하고 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포용적인 이민 정책을 주창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1월 출범한 후 국경 검문소에서 적발된 불법 밀입국자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히댈고=AP 뉴시스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멕시코 국경을 통해 물밀 듯이 밀려들어오는 불법 밀입국자들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이민자에게 포용적인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국경을 넘는 이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일 성명을 통해 “(바이든 정부의 이민 정책이) 나라를 파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21일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국경 검문소에서 적발된 불법 밀입국자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2월 한 달 동안 가족 동반 밀입국자는 1만8945명으로 1월 7064명보다 168%, 가족이 없는 미성년자는 9297명으로 1월 5694명보다 63% 증가했다.

미 당국은 가족 단위나 성인은 국경에서 바로 돌려보내지만 미성년자가 홀로 입국한 경우에는 안전한 송환을 위해 일단 수용시설에 머물게 한다. 밀입국하는 미성년자가 크게 늘면서 현재 구금 상태에 있는 미성년자는 1만4000명에 달한다. 이들을 당장 수용할 곳을 찾지 못한 미 보건복지부(HHS)는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 있는 대형 컨벤션 센터를 긴급 보호시설로 개조해 사용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미성년자뿐만 아니라 일부 가족 단위 밀입국자들도 미국이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인터넷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국경 지대에 이들을 수용할 호텔방을 잡기 위해 미 연방정부가 8600만 달러(약 970억 원)를 지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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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입국자의 수용에 골머리를 앓으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민 행렬을 차단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21일 CNN, ABC, 폭스뉴스, NBC 등 주요 방송에 겹치기로 출연해 “국경은 닫혔다. 우리는 가족 단위의 밀입국자를 추방하고 있고, 성인도 추방하고 있다”며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들도 멕시코 국경을 넘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히 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 불법 체류자들에게 시민권 획득의 길을 열어 주는 등의 포용 정책을 펴고 있어 밀입국을 시도할 유인은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월 취임하자마자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시켰고 망명을 신청한 사람들이 일단 멕시코에서 대기하도록 한 ‘잔류 정책(Remain in Mexico)’도 폐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아무런 준비 없이 이민 정책을 바꿔 혼란을 야기했다며 집중 포화에 나섰다.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본인의 치적 중 하나로 여겨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에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을 넘겨줬다. 그들은 잘 작동되고 있는 이 시스템에 맡기기만 하면 됐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몇 주간 국가적 승리를 국가적 재앙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즉시 국경장벽을 완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매콜 텍사스주 하원의원(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는 국경 지대에 인도주의적 위기를 만들었다”면서 “여기 오고 싶으면 머무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경) 시설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있다”며 “언젠가는 국경 지역에 가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신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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