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넘어 대선도 尹의 시간?…민주-국민의힘-국민의당 ‘삼각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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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13일 0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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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뉴스1 © News1
윤석열 전 검찰총장/뉴스1 © News1
여야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보궐선거, 대통령선거 영향력을 둘러싸고 상호 견제를 늦추지 않고 있고, 야권 내부에서도 미묘한 갈등관계가 포착되고 있다. 선거의 계절, 윤 전 총장을 앞에 둔 이른바 ‘삼각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 야권은 내년 대선 정권교체를 위한 윤 전 총장의 역할론을 부각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을 지렛대 삼아 대선뿐 아니라 눈앞에 다가온 4·7 재보궐선거에서도 여권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앞서 “야권이 정권교체를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것이 이번 서울시장 보선이니까 (윤 전 총장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며 “민주주의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전화를 하거나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권의 법치 파괴, ‘내로남불’에 대해 ‘이건 안 되겠다’는 사람들은 다 힘을 합치자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윤 전 총장과의 연대에 힘을 실었다.

여권은 이런 야권 움직임을 경계하면서도 지나친 비판이 오히려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꼴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다소 거리를 두거나 무시하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윤석열 1위’에 대한 질문에 “지지율이 바람 같은 것이어서 언제 또 갈지 모른다”고 했고, 윤 전 총장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제가 아는 게 별로 없다”고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지지율 질문에 “국민의 마음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고, “(정치인 윤석열에 대해) 그런 말씀을 드릴 만큼 저는 그분을 잘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야권이라고 모두 같은 온도로 윤 전 총장을 대하는 건 아니다. 제1야당이지만 변변한 대선후보가 보이지 않는 국민의힘과 유력 대선후보가 대선이 아닌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낸 국민의당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앞서 안철수 후보는 지난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영입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민주주의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전화를 하거나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윤 전 총장 사퇴 후 직접 만난 적은 없다면서도 “간접적으로 지금 상황에 대해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세훈 후보는 다음날 “윤 전 총장과 직접은 아니지만, 모종의 의사소통이 시작됐다”며 “단일화 이후 얼마든지 만날 수도, 협조할 수도 있다. 앞으로 아마 함께 뜻을 모아 할 일이 참 많을 것”이라고 적극적인 연대 의사를 표했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및 본선거를 앞둔 안 후보와 오 후보 모두 ‘윤석열 마케팅’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제3지대’냐 ‘제1야당’이냐는 윤 전 총장의 정치 항로를 두고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영입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야 싸움에서 제3지대는 아직 세력이 많이 약하다. 결국 서울시장 선거든 대선이든 민주당 대 국민의힘 싸움이 될 것이다. (윤 전 총장을 향한 손짓은) 그런 차원에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안 후보로서는 ‘서울시장 안철수-대권 윤석열’ 연대설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윤 전 총장에게 좀 더 미묘한 접근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후보의 과거 경험에 비춰 윤 전 총장에게 ‘국민의힘과 손잡으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대선 주자인 안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인사들의 권유와 응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 후보가 실제 서울시장에 출마하자 반짝 환영하던 국민의힘은 시간이 흐를수록 안 후보를 향한 입당 요구가 강해졌다. 이제 자당 후보를 본선거에 내보내기 위해 당력을 총동원하는 상황이다.

안 후보는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윤 전 총장에게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강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윤 전 총장에게 ‘국민의힘이 지금은 같이 하자고 하지만 나중에는 입 씻고 이용만 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달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며 “안 후보는 과거 민주당에서도 그렇고 얼마나 그런 경험이 많나. 그런 점을 윤 전 총장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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