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국수본부장 이달 결정되나…내부선 “경찰 출신 변호사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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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4일 0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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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 경찰청장이 4일 경찰청에서 열린 ‘제1회 책임수사관 인증서 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수사경찰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수사관 자격관리 제도’를 마련했다.  2021.2.4/뉴스1 © News1
김창룡 경찰청장이 4일 경찰청에서 열린 ‘제1회 책임수사관 인증서 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수사경찰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수사관 자격관리 제도’를 마련했다. 2021.2.4/뉴스1 © News1
한국의 ‘연방수사국’(FBI)으로 불리는 국가수사본부 수장 인선 절차가 막바지에 돌입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국수본부장 인사가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재 경찰 서열 2위 계급 치안정감 출신의 법조계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검찰총장처럼 외압을 받다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다른 인물도 주요 후보로 분류된다.

◇백승호 변호사 등 총 5명 지원…막바지 인선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시작한 국수본부장 공모에는 경찰 출신인 백승호 김앤장 변호사(57·사법연수원 23기)와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60·경찰대 1기), 비경찰 출신 이정렬 전 판사(52·사법연수원 23기), 이창환 변호사(54·사법연수원 29기), 김지영 변호사(49·사법연수원 32기) 등 총 5명이 지원했다.

1순위 후보로는 백승호 변호사가 꼽힌다. 그가 역임했던 경찰대학장이 국수본부장 계급과 같은 치안정감이라는 점,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경찰대 출신(4기)이라 사실상 2인자인 국수본부장직마저 경찰대 출신을 세우기 어렵지 않느냐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역 안배 차원에서 백 전 대학장을 낙점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김창룡 청장은 경남 합천 출신이고 백 전 대학장은 전남 장흥 출신이다. 조용한 스타일의 백 전 대학장은 재직 시절 후배들 신망도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수본부장의 주요 조건인 수사 전문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게다가 거대 로펌 김앤장 출신 인사의 잇단 요직 진출을 곱지 않게 보는 여론이 있기 때문에 백 변호사 또한 김앤장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수본부장은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지휘관이다. 경찰청장 견제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경찰권 확대로 요약되는 수사권 조정(지난달 1일 시행)에 따른 경찰청장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는 것이 국수본 취지 중 하나다. 국수본이 출범하면서 경찰청장의 수사 지휘권은 폐지됐고 국수본부장이 수사 지휘를 총 책임지게 됐다.

◇‘김학의 수사 지휘’ 이세민 전 기획관도 지원

경찰대 1기인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도 주목 받고 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 수사를 지휘하다가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13년 3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내사에 들어갔지만 이 전 기획관은 보임 4개월 만에 부속기관인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으로 전보됐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 전 기획관이 당시 외압 방패 역할을 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전 기획관은 2019년 3월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 출석해 수사 외압과 보복성 인사 의혹 증언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을 맡았던 2013년 외압 의혹을 폭로했다가 좌천된 것과 유사하다.

윤 총장이 현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 수장으로 영전했듯 이 전 기획관도 국수본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다만 그의 나이가 경찰 정년 연령인 60세라는 점, 김 청장처럼 경찰대 출신이라 본부장으로 임명되면 경찰대 밀어주기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후보 3명은 모두 비경찰 출신으로 경찰 비대화 견제라는 국수본부장의 조건에 부합한다.

이들 가운데 이창환 변호사는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변호사가 친정부 성향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변호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국수본부장이 되면 ‘보은 인사’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비경찰 출신의 국수본부장은 전문성에 의문 부호가 붙고 조직 장악력에서도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며 ”만일 비경찰 출신 후보가 본부장으로 취임하면 구성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발탁’ 가능성 배제 못해

내부 인사를 본부장으로 이동시키거나 올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국수본부장으로 내부 인사를 선호한다는 얘기도 있다.

경찰 서열 3위 계급인 치안감으로 시도 경찰청 18곳 중 1곳의 청장으로 있는 인사가 현재 적합한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그는 주요 수사 범죄인 사이버범죄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양천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 ‘이용구 법무부 차관 폭행 사건’ 등에서 경찰의 대응과 처신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많아 경찰 분위기가 많이 위축된 상태“라며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이번 달엔 국수본부장 임명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국수본부장은 임기가 2년이며 중임은 할 수 없다. 헌법과 법률을 위배할 경우 국회에서 국수본부장 탄핵소추를 할 수 있다. 외부 지원자 중에서 선발할 때는 Δ서류심사 Δ신체검사 Δ종합심사를 거쳐 경찰청장이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내부에서 뽑을 경우 Δ경찰청장 추천 Δ행정안전부 장관 제청 Δ국무총리 경유 Δ대통령 임명 등으로 총경 이상 임용 절차와 같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8일 정례간담회에서 ”국가수사본부의 출범으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서 경찰청장이 구체적 사건에 지휘·지시·관여를 할 수 없다“며 ”법의 정신이 구현되도록 구체적 사건에 관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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