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경제정상화 단행으로…“인도서만 수천 만 명 감염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7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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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라질, 인도 등 세계 1~3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국의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대유행)이 정점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과 인도는 확산세가 꺾이지 않았는데도 5월부터 무리한 경제정상화를 단행했고, 브라질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까지 감염됐을 정도로 애초부터 방역 대책이 전무했다는 것이 확진자 급증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세 나라는 각각 3억3000만 명, 2억1000만 명, 14억 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구 대국이다. 또 브라질과 인도는 빈부격차가 크고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당분간 3개국에서 확산세가 잦아들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美 하루 확진자 10만 명도 가능” 우려

17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약 370만 명인 세계 최대 감염국 미국에서는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애리조나 등 날씨가 따뜻한 남부 ‘선벨트’ 지역이 최근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다. 사태 초기에는 뉴욕과 뉴저지 등 인구가 밀집한 동북부 주요 주에서 코로나19가 창궐했지만 여름을 맞아 휴양지가 몰려 있는 남부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플로리다에서는 최근 매일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이 넘으면서 중환자실이 꽉 찼다. 프랜시스 수아레스 마이애미 시장은 “향후 며칠 안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자택 대피령을 재개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미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 역시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재택근무 명령을 내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호텔을 병원으로 개조하고 다른 주에서 간호사 약 600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뉴욕시 식당과 술집을 상대로 3진 아웃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거리 두기 위반이 세 번 적발된 업소를 폐쇄한다는 의미다.

CNN은 최소 39개 주에서 최근 일주일 새 신규 환자가 한 주 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달 30일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10만 명 넘게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브라질·인도 시한폭탄…“인도서만 수천만 명 감염될 수도” 우려


세계 2위 감염국 브라질에서는 2월 25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약 한 달 반 만인 4월 4일 10만 명을 돌파했고 6월 19일 100만 명을 넘었다. 불과 한 달도 안 된 이달 16일 누적 20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확산세가 빠르다.

16일 누적 확진자 100만 명을 돌파한 인도에서는 수도 뉴델리, 경제 중심지 뭄바이 등에서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방 소도시로 확산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뭄바이 인근의 푸네, 남부 벵갈루루 등은 재봉쇄에 돌입했다.

두 나라는 저소득층 인구 비중이 크고 지역별 의료 양극화가 심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영국 BBC는 “아마존강 주민들은 직접 사망자 관을 옮겨 묻고 있다”며 이로 인한 확산세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14억 인구, 선진국에 비해 낮은 통계의 신뢰도 등을 감안할 때 인도에서는 이미 수천만 명이 감염됐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나온다. 샤히드 자밀 바이러스학 박사는 BBC에 “이미 올해 5월 중순에 약 1000만 명이 감염됐고, 이달 초 기준 실제 확진자가 3000만~4000만 명일 수 있다”며 공식 통계에 나온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인디아 역시 “내년 3월 말 누적 확진자가 618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존 플레밍 국제 적십자사 아시아태평양 보건부장도 성명을 통해 “인도에서 앞으로 수천만 명이 감염될 수 있다. 지금껏 미국과 남미의 확산세가 주목받았지만 인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지역으로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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