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넷 선율로 울려 퍼지는 바이올린 소나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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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연 16일 금호아트홀서 공연
“베토벤의 ‘봄’ 등 바이올린 곡… 색다른 감동 전해 드릴게요”

김우연은 “리드(입에 무는 떨림판)를 다루기 까다로워 스트레스를 받는다. 클라리넷이 잘한 선택인지 종종 고개를 갸웃거린다”며 웃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김우연은 “리드(입에 무는 떨림판)를 다루기 까다로워 스트레스를 받는다. 클라리넷이 잘한 선택인지 종종 고개를 갸웃거린다”며 웃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모든 것은 두 개의 ‘봄’에서 시작됐다. 베토벤의 봄, 그리고 어느 해와도 달랐던 2020년의 봄.

“독일에서 여러 연주와 다른 일정이 예정돼 있었는데, 3월에 서울에서 발이 묶였어요. 다른 때라면 하기 어려운 시도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2017년 ‘금호아트홀 라이징 스타’로 선정된 스물여덟 살의 클라리네티스트 김우연이 16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지난해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였던 피아니스트 박종해와 함께 소나타 세 곡을 연주한다. 그런데? 클라리넷 곡이 아니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슈만 바이올린 소나타 1번,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모두 ‘바이올린 소나타’를 클라리넷과 피아노로 연주한다. 7월을 장식하는 금호아트홀 ‘클래식 바이브’ 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다.

“예전부터 베토벤 ‘봄’ 소나타를 워낙 좋아했어요. 바이올린 곡이지만 클라리넷으로 불어보곤 했죠. 그래, 이번에 무대에 올려보자, 그리고 다른 바이올린 작품들도 넣어볼까….”

프랑크의 소나타는 본디 플루트, 첼로 등 다양한 악기로 연주돼 왔다. 슈만의 소나타는 클라리넷 편곡 악보가 있다. 이번에 베토벤과 프랑크의 소나타는 김우연 자신이 클라리넷을 위해 손을 본 악보를 사용한다. 크게 솜씨를 부리기보다는 클라리넷이 내지 못하는 바이올린의 높은 음역을 아래 옥타브로 바꾼 정도라고 그는 말했다.

“바이올린 고유의 짜릿한 높은 소리는 낼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워요. 그 대신 클라리넷이 가진 편안한 느낌을 전해드릴 수 있죠. 베토벤은 클라리넷으로 연주할 만한 작품이 드물어서, ‘클라리넷으로 듣는 베토벤 소나타’라는 점만으로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슈만은 클라리넷 곡이 많은 만큼 저만의 특색 있는 표현에 가장 신경 쓰고 있죠.”

바이올린은 비브라토(사람 목소리 같은 떨림을 표현하는 것)를 많이 넣어 연주하지만 클라리넷은 원래 비브라토가 없는 만큼 긴 음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그는 말했다.

“(피아니스트) 종해 형과는 10년 만에 함께하는 무대예요. 고유의 색깔이 명확한 피아니스트죠. 개성을 뚜렷이 보여주니 오히려 바로바로 조화를 이루기 더 편해요.”

금호아트홀 연세는 올 2월 공연을 마지막으로 비대면 온라인 중계 공연만 선보여 왔다. 앞서 2일 열린 클래식 바이브 시리즈 첫 무대인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연주는 오랜 기다림 끝의 첫 대면 공연이었다. 9일에는 피아니스트 박종해의 리사이틀이 펼쳐진다. 4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클라리네티스트 김우연#금호아트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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