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쇼크’에 커지는 불안 “고3 빼고 1학기 전체 원격수업해야”

뉴스1 입력 2020-05-14 13:02수정 2020-05-1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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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3일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다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해 용산구 한남동 공영주차장에 워킹 스루 선별진료소를 추가 설치했다. /뉴스1 © News1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갈수록 확산하고 중·고등학생 확진자도 속속 나오면서 등교 개학을 더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대입을 치러야 하는 고3을 제외하고서 나머지 모든 학년은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서울·경기·인천·충북·부산·경남·전북·제주 등 각지에서 131명에 달했다. 확진자 가운데는 중·고등학생과 학원 강사가 포함됐다. 이태원을 비롯한 확진자 발생 지역에 방문한 교직원과 원어민 보조교사도 수백명에 이른다.


5차례에 걸쳐 1~2주씩 찔끔찔끔 등교를 연기해 온 교육부는 이번에도 교문 개방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20일 고3을 시작으로 27일에는 고2·중3·초1~2·유치원생, 다음달 3일에는 고1·중2·초3~4, 다음달 8일에는 중1·초5~6이 등교 예정이지만, “감염병 확산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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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가 다시 맹위를 떨치고 교육부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우왕좌왕하면서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각계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고3의 경우 대입이라는 관문이 남았으니, 다른 학생들만이라도 가정에서 학습해 감염병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 천안에 거주하면서 초등학교 2·3학년 자매를 키우는 학부모 김모씨(37)는 “돌봄 부담이 커 누구보다 등교 개학을 바랐던 사람이지만, 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이태원 사태가 터지는 걸 보고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무리 희망적으로 생각해도 이번 학기에 코로나19의 기세가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며 “여러 사정 때문에 등교 개학을 기다린 사람이 많겠지만 아이들의 생명을 위해서라도 1학기는 원격수업으로 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나온 사실이 처음 알려진 지난 7일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교에 대한 불안감을 담은 청원 글이 줄이어 올라오고 있다.

‘1학기는 온라인 학습 출석으로 인정해 주십시오’라는 청원 글의 작성자는 “여름 방학에 철저하게 준비해 2학기를 대비하자”며 “1학기는 무조건 가정에서 학습하고, 온라인 수업의 출석 인정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진행하자는 목소리가 학부모들 사이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이제는 심각하게 ‘2학기 등교’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이야기한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을 맡은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돌봄 문제나 교육 격차 등 문제가 겹쳐 그간 꾸준히 등교 개학을 추진해 왔지만, ‘이태원 사태’가 이걸 한방에 다 정리한 것 같다”며 “단언컨대 지금 시점에서 등교는 어려운 일이며 교문을 여는 순간 감염병 전파가 빨라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입장에서는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원격수업으로 1학기를 통째로 채우기가 부담스럽겠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고3의 경우 대입이라는 큰 산이 남아 있기 때문에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학사 일정을 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 나오고 있는 확진자들이 학생들과 관련성이 높기 때문에 등교 개학이 지금으로서는 어려워 보인다”며 “고3의 경우 안타깝지만, 감염병 예방의 차원에서만 이야기하면 오는 20일은 너무 이르고, 그 이후에 다시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고3만이라도 학사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방법을 찾자는 목소리가 크다.

김선아 전국보건교사회 부회장(서울 송정중학교 보건교사)은 “등교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 하면 안 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현재 나오는 확진자 가운데 나이 어린 무증상 감염자가 많고, 감염 경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등교 개학을 강행한다고 해도 ‘순차 배식’ ‘요일별 수업 진행’ ‘모둠·토론 수업 금지’ ‘예체능 교육 축소’ 등 제한이 많아 원격수업과 비교해 교육의 질이 높다고 할 수도 없다”며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번 학기는 무조건 원격수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 영등포구 한 고등학교 3학년 부장으로 근무하는 이모 교사는 “빡빡한 대입 일정을 고려하면 1주일만 더 등교가 연기돼도 학생들이 느끼는 혼란이 엄청나게 클 것”이라며 “박백범 차관도 ‘대입 일정을 바꾸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고3 학생들이 최대한 안전한 상황에서 학교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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